서울시교육청은 올해 서울시내 초·중·고교의 낡은 건물 16개를 골라 내진(耐震) 공사를 하겠다던 당초의 계획을 취소했다. 2009년에 밝힌 '2014년까지의 학교시설 내진보강 사업계획'에 따라 올해는 83억원을 내진 공사에 써야하는데도 올해 예산에 이를 전혀 반영하지 않은 것이다. 사업 첫해인 2010년에 4개 학교만 내진 공사를 했고, 올해는 내진 공사를 중단한 상태다.
◆일선 시교육청의 안전 불감증
다른 교육청도 비슷하다. 인천시·광주시·전북도·경남도 교육청도 올해 예정됐던 학교 내진 공사 비용을 예산에 반영하지 않았다.
시·도 교육청들은 2008년 중국 쓰촨성 지진 참사가 발생하자 초·중·고등학교 건물에 대한 중장기 내진 설계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상당수 교육청은 이를 실천하지 않은 채 내진 공사 관련 예산을 편성하지 않거나 대폭 삭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예정분 83억원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고, 인천시(당초 계획 5개교)·전북도(14개교)·경남도(10개교)·광주시(2개교) 교육청 역시 당초 사업계획에서 제시했던 예산을 전혀 편성하지 않았다. 경기도 교육청은 당초 8개 학교의 내진 공사를 하겠다고 했다가 올해 3개로 축소했다. 충북도 교육청은 5개 중 1개만 공사 일정을 잡았다. 전남도교육청도 관련 예산을 줄였다. 당초 제시했던 일정과 규모에 맞게 예산을 편성한 곳은 대구시, 울산시, 충남도, 경북도, 제주도, 강원도, 부산시, 대전시 교육청 등이다.
◆갈 길 먼 학교 내진화
규모 6.0에도 견딜 수 있는 학교를 만들겠다는 계획이 흔들리면서 학교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내진 공사 계획이 잡힌 학교들은 대부분 건립된 지 20~30년 된 데다, 내진 성능 평가에서 '지진시 대규모 피해' 가능성이 있는 곳으로 분류된 곳이다.
이 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학교들 중에도 내진 설계가 필요한 곳이 많다. 서울의 경우 1284개 초·중·고 가운데 내진 설계가 된 건물은 18%(231개)에 불과하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예산은 수많은 항목으로 나뉘어 쓰이기 때문에 내진 설계에 반영되지 않은 부분(돈)이 어떤 분야에 쓰였는지 파악하기 어렵다"면서 "올해 반영하지 않은 공사분을 올가을 추경예산에 반영해 내진 공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