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뉴스화면 캡처

사투(死鬪).

폭발과 불길, 그리고 보이지 않는 적 '방사선'의 위협을 무릅쓴 180명의 긴급요원은 지금 일본인들의 희망이자, 영웅으로 떠올랐다.
방사성 물질 누출이 계속되며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에서 원전 폭발 상황을 막기 위해 투입된 180명의 긴급요원은 지금 '현대판 사무라이'로 불리며 국가적 영웅으로까지 묘사되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각) 외신들은 전했다.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이는 마치 전쟁터에 투입된 '자살 부대'와도 같습니다."
도쿄대학병원 교수 나카가와 게이치는 이들의 사투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한때 방사능 수치가 갑자기 정상치의 6000배를 넘으며 일시 퇴각했던 긴급요원들은 16일 늦은 밤 다시 '전쟁터'에 투입됐다.

방사성 물질 누출이 계속되며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이들은 팀을 나눠 10~15분 동안 원자로를 식히기 위해 바닷물을 집어넣으려 안간힘을 썼다. 10~15분이 지나면 방사선 노출로 피폭 피해가 허용치를 초과한다.

평소 근무 때도 이들은 특별 제작된 방호복, 필터가 탑재된 안면마스크, 헬멧, 두 겹으로 된 장갑과 산소통으로 방사선 노출로부터 몸을 보호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방호복이 완벽할 수는 없다. 일단 방호복이 뚫리면 손상이 매우 심하다”고 지적한다.

원자력 전문가들은 최악의 상황에 몰린 일본 정부가 현재 최후의 카드로 '작은 희생 감수한 큰 대응'의 갈림길에 섰다고 표현했다. 한 사람이 죽느냐 백 사람이 죽느냐가 긴급 요원의 손에 달렸다는 얘기다.

도쿄전력 측은 “긴급요원들이 작업을 벌이는 발전소 방사선량 수치는 600밀리시버트로, 이는 몇 년 동안의 최대 피폭 수치에 맞먹는 것”이라고 했다. 밀리시버트는 방사선 수치 측정에 사용되는 단위이며, 방사선 노출은 즉각적인 구토와 더불어 화상과 암 유발, 기형아 출생까지 야기할 수 있다.

일반인도 매년 6밀리시버트 정도의 방사선은 자연 상태에서나 X레이 촬영 등을 하며 노출된다. 또 연간 100밀리시버트까지의 소규모 피폭은 피해가 거의 인식되지 않으며 장기적으로 건강에 위협을 줄 정도라고 알려졌다.

오스트레일리아 핵 전문가 토니 어윈(Irwin)은 "원자력발전소에 근무하는 직원은 연간 평균 20밀리시버트의 방사선에 노출되고, 50밀리시버트가 최대 노출 허용량"이라며 "도쿄전력에서는 현재 최대 위험수치를 넘어서는 위험을 껴안고 교대 근무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일본 보건복지부는 최근 발전소 직원들의 허용 방사선 노출 최대치를 100밀리시버트에서 250밀리시버트로 올렸다. 일본 정부는 “(원자력발전소 폭발 위험) 상황에 따라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했다.

발전소 직원들은 현재 압력완화밸브를 여닫고 원자로에 냉각수를 퍼붓는데 매달리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압력완화밸브를 열었던 직원은 모든 장비를 갖춰 입고도 10분 동안 방사선에 노출된 뒤 메스꺼움과 탈진으로 병원에 곧바로 호송됐다.

[[Snapshot] mSv 수치로 알아보는 피폭 위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