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몇 년 사이 국내 가요계에 ‘오디션’ 리얼 프로그램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열풍인 ‘리얼 오디션’을 가요산업 발전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더욱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기분 좋은 일이다. 시청자는 '슈퍼스타K2'가 배출한 허각 장재인 등 일반인의 노래솜씨에 환호했고, '위대한 탄생'의 이은미 방시혁 등 가요관계자의 독설을 통해 색다른 볼거리를 즐겼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들의 독설에 의해 귀중한 희망까지 잃어버린 탈락자도 발생해 주변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현재 가수협회 부회장으로도 활동 중인 가수 박상민은 16일 기자와 만남에서 "요즘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서 대한민국이 세계가 지켜봐도 음악을 가장 사랑하는 나라고, 또 노래 잘하는 사람도 많다는 걸 느끼게 한다"며 응원했다.

그러나 그는 곧바로 “하지만 아직까지 오디션 프로그램이 절대평가의 기준은 못 되는 것 같아 이를 공감하는 많은 사람들과 더불어 안타깝게 생각하는 부분이다”고 한마디 더했다.

그는 시종 씁쓸하다는 표정으로 "특히 요즘 오디션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심사위원들을 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개인적으로 윤종신김태원의 경우는 즐겁게 시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몇몇 심사평에선 그들이 지적했던 말들이 오히려 모순이란 걸 느꼈다"며 "오히려 일반인들이 그런 심사위원들을 심사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상민은 92년 '빛바랜 시간 속으로'로 데뷔해 어느덧 노래 인생 19년째다. 가요계의 보기 드문 '관록'이지만 그의 음악활동은 여전히 활기차다. 내달 김해를 시작으로 전국 투어에 돌입한다. 또, 얼마 전에는 MBC '나는 가수다' 제작진으로부터 출연 섭외를 받았다. 박상민은 "출연하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프로그램이 무리하게 재미를 쫓다 보면 가수는 난처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다.

'선행' 이야기를 꺼냈다. 박상민은 '기부천사'란 수식어가 따라 붙을 만큼 오래전부터 선행을 실천하면서 연예계의 귀감이 되고 있다. 작년에도 13집 앨범 수익금 전액을 고향인 평택의 불우이웃돕기 물품에 사용했다. "왜 어려운 사람을 돕느냐"고 묻자 박상민은 "배용준일본 대지진 참사 피해자들을 위해 10억원을 기부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도움을 받는 입장에선 '목적이니, 의도니'란 것을 따질 여유조차 없다. 어떻게든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절실한 것"이라며 "도움을 받았던 아이들이 건강한 모습으로 자라서 내 앞에 나타날 때면 정말 신기하고 짜릿하다"고 설명했다.

가수협회 부회장이란 책임감에 박상민에게는 '현재진행형'인 걱정거리가 있다.

가수들의 불합리한 음원 수익구조를 막기 위해 힘쓰는 것이다. 디지털음원의 수익 배분 문제는 작년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이란 이름의 1인 프로젝트 밴드의 이진원씨가 뇌출혈로 사망하면서 세간의 관심을 받기도 한 사회적인 이슈다.

현재 음악사이트의 경우 곡 당 평균 가격이 500원일 때 음원 제작자에게 돌아가는 몫은 약 30% 정도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음원사이트가 월정액 패키지로 곡 들을 묶으면서부터 실제 음원제작자에게 돌아가는 몫은 적게는 몇십 원 수준이란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에 박상민은 “나 같이 20년 가까운 가수도 사람들이 휴대폰에서 900원을 주고 컬러링을 한 곡 다운 받으면 실제 나에게 떨어지는 돈은 몇 십 원이 전부다. 나도 이 정도인데 인디밴드나 신인 가수들은 얼마나 더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서 힘들게 생활 하겠는가”라며 “아직까지도 음원 유통구조상 1000원을 팔면 그들(음원 유통사)이 절반 이상을 가져간다. 이 같이 잘못된 구조를 바로잡기 위해선 가수들은 음원 제공을 거부하는 응집력을 보여야 한다. 요즘에서야 그들도 자신들이 너무했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아직은 구두상이지만 합리적인 방안을 서로 조율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press011@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