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이슬람 채권(수쿠크) 발행을 둘러싸고 정부와 일부 종교 지도자들이 충돌하면서 논란을 빚고 있다. 하지만 사안을 살펴보면 종교적 감정 대립이나 기독교계의 월권적인 정치적 위협으로만 귀착시킬 수 없는 우려할 만한 점들이 있다.

먼저 법 개정의 정당성 문제이다. 특정 외화 자금의 국내 유입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특별법도 아닌 일반법을 특정 목적으로 개정하는 것이 정당한지를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이슬람 자본이 부동산 자산에 투자할 경우 이자 수익과 대등한 수준으로 배당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실물 자산 거래의 취득세·등록세·양도소득세 등 여러 가지 세금을 감면해 주려는 개정안은 편법적인 경제행위를 합법적으로 안내해 주자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둘째, 이슬람 자본의 실물 자산 거래에 대한 면세의 공정성 문제이다. 정부는 이슬람 채권에 대해 특혜를 주려는 것이 아니라 다른 외화 채권에 비해 경제적으로 불리한 점을 보전해 주려는 소극적인 측면이라고 강조한다. 2003년 영국 정부가 이슬람 채권에 대해 취득세를 감면해 주면서 적용한 원칙과 동일한 설명이다. 하지만 국제자본의 유형과 금융기법은 매우 다양하므로 다른 특성의 외화 자금에 대해서도 동일 원칙을 적용하게 되는 사례가 발생한다면 공정성의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

셋째, 법을 개정한다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우리 기업이 채권을 어느 정도 발행할 수 있을지는 다른 나라의 선례를 보면 회의적이다. 비(非)이슬람 국가들 가운데 수쿠크 발행에 면세 혜택을 부여하고 있는 나라는 영국·싱가포르·아일랜드 등 일부 국가들이며 실제 발행 규모도 미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넷째, 이슬람 자본의 국제적 이동이 율법에 의해 제약을 받고 있는 것을 우리나라 법률이 사회적 비용을 감수하고 우호적으로 지원해 준다면 반대급부를 확보하는 것이 당연하다. 싱가포르는 2004~2005년 요르단카타르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면서 이슬람 자본 유치를 지렛대로 활용했다. 만일 중동지역 원자력 발전 설비 공사의 수주에 활용하기 위한 금융조달이 목적이라면 먼저 해외인프라펀드를 운영할 전문 금융기관의 육성이 우선되어야 한다. 이슬람 자본의 유입이 국내 자본시장 기반의 확충에 필요하다면 '한시적 특별법'으로 제정하여 부작용과 완충력을 시험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