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1 대지진의 충격으로 일본 열도가 일부 이동하고 지구 자전축이 흔들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지질연구소(USGC) 케네스 허드너트 연구원은 "위치정보시스템(GPS) 계측소 한 곳의 위치가 8피트(2.4m) 정도 동쪽으로 이동했고, 일본의 위치정보연구소(GIA)가 제공한 지도에서도 넓은 지역(a large area)에 걸쳐 이동의 흔적을 관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고 미 CNN 등이 보도했다.
이 연구소의 또 다른 연구원은 이 같은 수치는 어디까지나 '추정치'라고 하면서도 "이 정도 규모의 지진이라면 지면을 상당히 이동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고 13일 AFP 통신이 전했다. 일본 정부 지진조사위원회는 "지진이 발생한 진원(震源) 주변 암반이 최대 20m정도 이동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의 국립지구물리·화산학협회(NIGV)는 이번 지진이 지구 자전축(지축)을 10㎝ 정도 이동시켰다는 분석을 내놨다고 CNN이 보도했다. 앞서 2004년 인도네시아 대지진 당시에도 자전축이 흔들렸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정확한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선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번 지진은 진원이 비교적 얕은 지하 24.4㎞ 지점에 위치해, 일본 열도의 이동을 가져올 만큼의 파괴력을 내기는 어려웠을 것이란 반론도 있다.
특히 이번에 일본 열도 이동설을 제기한 허드너트 연구원은 2004년 인도양 대지진 당시에도 지축이 미세하게 흔들리고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이 남서쪽으로 36m 이동했다고 주장했다. 수마트라 섬은 남북 길이가 1700㎞, 너비가 최대 450㎞로 한반도 면적의 2배가 넘는다. 하지만 이에 대해 다른 과학자는 "지각이 옆으로 이동한 것이 아니라 위로 솟았다"고 하는 등 과학계에서도 진위를 놓고 논란이 일었었다.
지축 움직임과 관련해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이윤수 박사는 "인도네시아 대지진 때 발생한 에너지도 지구가 회전할 때 내는 에너지의 2000억 분의 1에 불과했다"며 "지난 5000만년 동안 대형 지진이 환태평양 지진대에서 집중적으로 일어났지만 결국 지축엔 변화를 가져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기상청은 13일 "지난 11일 발생한 지진의 규모를 원래 발표했던 8.8에서 9.0으로 조정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일본기상청은 11일 지진 발생 직후 진도 7.9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발표했지만 같은 날 수치를 각각 8.4, 8.8로 2차례 상향조정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