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3부(주심 안대희)는 10일 외환은행을 2003년에 인수한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외환은행 인수 직후 외환카드의 '허위 감자(減資)설'을 유포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유회원 론스타코리아 대표의 증권거래법 위반 부분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또 외환카드의 허위 감자계획 발표로 403억원 상당의 이익을 얻은 혐의로 함께 기소된 외환은행과 외환은행 대주주인 LSF-KEB홀딩스SCA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깼다.
검찰 관계자는 "국제적인 펀드가 주가조작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은 처음"이라며 "이번 판결로 외환은행 인수과정에서 론스타의 부도덕성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론스타 사건은 이번 유죄 판결로 새로운 불씨를 안게 됐다. 유죄 판결이 확정될 경우 론스타의 은행 대주주의 자격에 논란이 일 가능성이 커졌다. 론스타는 오는 16일 외환은행 매각 승인 여부 결정을 앞두고 있다. 금융당국은 사실상 유죄 판결을 고려해 강제매각 명령을 내릴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매각 자체가 무산되지는 않겠지만, 론스타가 지금처럼 좋은 조건에서 외환은행을 팔 수 없게 된다. 강제매각이어서 입지가 약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논란을 의식해 매각 승인권을 갖고 있는 금융위원회는 대법원 판결 직후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외환은행 매각 승인 여부에 대한 법리 검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위에서 매각 승인 여부를 놓고 심각한 논의를 했으나 결론을 내리지는 못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매각이 승인된다고 해도 론스타 핵심 임원들은 한국 땅에서 계약서에 서명을 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주가조작의 공범으로 엘리스 쇼트 부회장 등 론스타 핵심 임원 3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미국측에 범죄인 인도 청구를 해놓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론스타 사건은 두 갈래로 진행됐다. 2003년 8월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이후 헐값 매각과 관련한 고발이 이어지면서 수사에 착수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2006년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금융정책국장을 기소한 사건이 그 하나다. 다른 하나는 론스타코리아 유회원 대표가 2003년 11월 론스타의 엘리스 쇼트 부회장, 마이클 톰슨 법률고문, 스티븐 리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와 공모해 외환카드의 허위 감자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이다. 론스타는 외환카드 합병 비용을 아끼려고 감자설을 허위로 퍼뜨린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대법원은 헐값 매각 사건에 대해선 작년 10월 "정책 선택과 판단의 문제였다"는 이유로 변 전 국장의 무죄를 확정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1심 유죄, 2심 무죄로 엇갈린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선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했다.
이 사건 수사 과정에선 2006년 11월 검찰이 유 대표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을 법원이 4차례나 기각하면서 영장 기각을 놓고 법원과 검찰이 거센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이상훈 당시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현 대법관)이 박영수 당시 대검 중수부장에게 요청해 법원과 검찰 간부 4명이 회동한 사실이 알려져 '부적절한 만남'이란 논란을 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