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상하이 외국인 밀집 거주지역인 구베이(古北) 밍두청(名都城) 빌라. 25개 동(棟)의 별장식 주택이 있는 이곳은 상하이 주재 총영사관 소속 외교관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중국 여성 덩신밍(鄧新明·33)씨가 거주하는 곳이다. 주민은 70% 이상이 중국인이며, 나머지는 미국, 홍콩계 외국인이 다수다. 한국인은 거의 없다.

덩씨 소유 빌라는 지하 1층, 지상 2층에 면적은 최소 300㎡ 이상이며 월 임대료가 5만~6만위안(약 850만~1000만원)에 이른다. 매매 가격도 5000만위안(약 85억원) 전후로 상하이의 최고급 주택에 속한다. 덩씨는 이 주택의 소유자이다. 덩씨는 푸둥(浦東) 신시가지의 황푸(黃浦)강변에도 우리 돈 수십억원짜리 고급 아파트 1채를 더 갖고 있다. 언론에 공개된 덩씨의 사진을 보면 진품이라면 시가 1200만원짜리 고가 핸드백을 들고 있다.

덩씨 거주 고급빌라… 중국 상하이 주재 한국 총영사관 외교관들과‘부적절한 관계’논란을 빚은 중국 여성 덩신밍씨가 거주하는 상하이 내 고급 빌라 입구 앞에서 경비원이 9일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빌라 출입구에서부터 경비원들이 앞을 가로막아 섰다. 개인주택이라 출입할 수 없다고 했다. 이곳에서 200여m 떨어진 곳에 있는 밍두청 2기 아파트는 우리 외교관들이 다수 거주하는 곳이다. 총영사관과는 1.5㎞ 정도의 거리다.

상하이 현지 교민들은 덩씨를 영향력 있는 집안 배경을 바탕으로 어려운 일도 척척 해내는 '능력 있는 해결사'로 기억했다. 한 부동산 업체 사장은 "외국인이라 불리한 일을 당할 때 덩씨에게 민원을 하면 쉽게 해결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외교관들 외에도 상하이에서 사업하는 기업가와 은행지점장 등 30여명이 덩씨와 친분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한국에서 1년 유학해 한국말이 유창하다고 한다.

5년 전부터 덩씨와 친하게 지냈다는 한 교민 사업가는 "산둥 지역 출신으로 태자당(太子黨·중국 혁명 원로나 고위 당 관료 자제들의 모임)의 일원"이라고 말했다. 술자리에서 자신이 "중국 최고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의 손녀"라고 말했고 중국군 원수를 지낸 펑더화이(彭德懷)의 자손이라는 인사를 데리고 나온 적도 있다고 했다. 덩씨는 3~4년 전부터 베이징을 자주 드나들었으며, 친분 있는 한국인 사업가에게 "중난하이(中南海·중국 최고지도부와 그 가족의 집단 거주지)에서 보자"는 제안을 한 적도 있다고 한다.

중국에서 덩씨와 오래 알고 지냈다는 사업가와 교민 등 복수의 소식통은 덩씨가 한국 대기업의 중국 지사 간부들 몇 명과도 잘 알고 지냈다고 했다. 또 한국 고위 관료 출신 인사와도 서로 민원을 주고받는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덩씨는 일단 친해지면 상대를 극진하게 배려했다고 한다. 한 한국 기업가가 통화 도중 "밥도 못 먹고 있다"고 하자, 곧바로 고급 음식을 집으로 배달시켜준 일도 있었다고 한다. 반대로 "술을 먹으면 성격이 격해졌다"는 증언도 있다.

휴대전화를 3개나 들고 다녔던 덩씨는 지난해 말 한국 정부가 이 사건 조사에 착수한 직후부터 친분 있는 한국 인사들과 연락을 끊었다. 거의 4개월간 잠적하고 있다. 기자가 전화를 걸어보니 1개는 '없는 번호'라는 답이 돌아왔고 나머지 둘은 꺼진 상태였다. 덩씨의 한국인 남편도 상하이에 머무르며 덩씨와 연락을 시도하며 행방을 찾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법무부 파견 전 영사 H씨는 지난달부터 덩씨를 만나겠다며 상하이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씨는 덩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갖고 비자 편의를 봐줬다는 혐의로 조사를 받은 뒤 사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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