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주재 한국 총영사관에서 일부 영사들이 실력자로 알려진 중국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기밀을 유출해온 것으로 의심되는 사건이 발생하자 외교부에서는 "또 중국 총영사관이냐"는 반응이 나왔다. 재외공관 중에서 유독 중국에서 잇달아 말썽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한 탄식이었다.
외교부에서 중국 내의 우리 공관은 '사고 덩어리'로 불린다. 잊을 만하면 대형 사건이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중국 내의 다른 한국 공관에서도 이번 사건과 유사한 일이 발생했지만, 문제가 된 외교관을 드러내지 않게 소환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 재외공관에서의 사건은 대부분 비자와 관련된 것이 많다. 선양 총영사관은 2002년 비자를 담당하는 부영사가 브로커에게 금품을 받고 비자를 발급해 줬다가 한국 검찰에 구속됐다. 또 2007년 6월에는 선양 총영사관의 중국인 직원 10여 명이 비자 브로커들과 공모, '비자 장사'를 해온 혐의로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
2006년에는 주중 대사관 담당영사가 지린성 인민고급법원 판사의 요청으로 대사관 관할지역에 거주하지 않는 중국인 10명에게 비자를 발급했다. 이때 발급받은 비자로 한국에 들어온 10명 중 8명은 불법체류해 문제가 됐다.
외교부는 이제는 비자를 발급할 때마다 고유번호가 찍히고, 담당자가 명시되기 때문에 옛날과 같은 비자비리는 사라졌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여전히 교포사회에서는 총영사관 관계자들과 친밀하면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의 비자를 쉽게 발급받을 수 있다고 믿는 이들이 많다.
외교부는 중국에서 사건·사고가 빈발하는 이유를 중국사회의 특성으로 돌리곤 한다. 사회가 투명하지 않다 보니 음성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경험이 없는 외교관들이 이런 유혹에 쉽게 빠진다는 것이다.
일본 외교관도 중국에서 미인계 스파이 사건에 연루돼 자살한 적이 있다. 2004년 5월 상하이 주재 일본 총영사관에 근무하던 40대 직원은 중국 여성과의 부적절한 관계를 빌미로 중국 기관원에게서 기밀을 빼내라는 협박을 받다가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일본측은 "총영사관 직원이 조국을 배신할 수 없어 자살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2월 초에는 대만의 현역 소장(少將)인 뤄셴저 육군사령부 통신전자정보처장이 미모의 중국 여성 간첩에게 포섭돼 극비 정보를 넘기다가 구속됐다. 정보 소식통은 "중국은 정보 수집을 위해 미인계를 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