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람들은 개념미술을 어렵게 느끼는 것일까? 전문가가 아닌 평범한 관람객의 시선으로 개념미술을 바라보기 위해 기자는 대학원생 K씨와 서울 청담동 PKM 트리니티 갤러리의 개념미술 전시회 'Text·Video·Female-Art after 60's(텍스트·비디오·여성-1960년대 이후의 미술)'전을 봤다. K씨는 또 서울시립미술관 본관에서 열리는 프랑스 개념미술가 베르나르 브네 회고전에 출품된 작품을 본 후 궁금증을 털어놓았다.

K씨는 28세 여성, 상담심리를 공부하고 있다. 좋아하는 화가는 샤갈(Chagall)과 클림트(Klimt), 대형 전시회는 거의 다 관람할 정도로 미술을 좋아하지만 개념미술에 대해서는 현대미술의 한 장르라는 것 정도만 알 뿐, 작품을 관람하거나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다고 한다.

Text·Video·Female-Art after 60's: 23일까지, (02) 515-9496~7

베르나르 브네 회고전: 내달 14일까지, (02) 2124-8800, 8938

PKM 트리니티 갤러리·서울시립미술관 제공

온 카와라, 'June 24, 1992', 1992

Q: 무슨 날인지 궁금하다. 작가에게 의미 있는 날인 것 같은데 설명이 전혀 없다. 뭔가 느낌은 오는데 정보는 부족하다.

A: 1992년 6월 24일은 작가에게도 특별한 의미를 갖는 날이 아닙니다. 이 일본 작가는 1966년부터 매일 캔버스에 그날의 날짜를 적는 '날짜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작가는 자신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이러한 작업을 하는데, 자정까지 작업이 완성되지 않으면 폐기한다고 합니다.

루이즈 부르주아, '무제', 2005 (높이 170㎝)

Q: 난 '무제'가 싫다. 무책임해 보인다. 예술이란 '무언가를 말하는 것' 아닌가. 관람객들에게 단서를 줘야 한다.

A: 작품이 어떤 개념이나 대상을 예술품으로 '재현'한 게 아니라는 뜻입니다. 작가 루이즈 부르주아(Bourgeois·1911~2010) 작품세계의 주 테마는 자신이 언니처럼 여겼던 가정교사와 불륜을 저지른 아버지에 대한 증오와 어머니에 대한 연민입니다. 이 작품은 바느질해 만든 사각형 쿠션을 탑처럼 차곡차곡 쌓아올렸는데요, 여성적인 행위인 바느질을 통해 어머니와 작가 자신의 상처받은 여성성을 치유한다는 의미랍니다.

베르나르 브네, y=2x²+ 3x - 2 포물선, 1966

Q:작품인 줄 몰랐다. 명백한 수학 공식을 놓고 왜 작품이라고 우기는지 궁금하다. 억지 같다.

A: 프랑스 개념미술가 베르나르 브네(Venet·1941~)는 '이런 것도 미술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수학 공식과 수학 기호를 작품에 도입했습니다. 그는 예술가는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해야 한다고 믿는데, 수학을 이용한 작품이 이제까지 없었다는 것이죠. 브네 자신은 수학을 잘하지 못하는데, 자신이 수학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높은 수준의 추상적인 '관념'으로 나타낼 수 있다나요? 그는 "샤갈의 작품도 처음엔 대중에게 이해받지 못했다"면서 "대중이 낯설어할수록 새로운 제안을 했다 싶어 기쁘다"고 말합니다.

[개념미술, 이렇게 생각한다]

개념미술 문외한 K씨 "소개팅을 하라고 해서 하긴 했는데, 두 번은 만나고 싶지 않은 기분이다."

마르셀 뒤샹 (미술가)"그림을 만드는 것은 관람자다."

조셉 코수스 (미술가) "'형태'에서 '개념'으로의 전환이 '모던 아트'의 시작이자, '개념 미술'의 시작이다."

로렌스 와이너(미술가) "작품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관람자에게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