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채꽃도 식후경이다. 흑돼지부터 갈치·옥돔 등 해산물에 한라봉까지 먹는 것으로 치자면 대한민국 어느 곳 부럽지 않은 제주도다. 일단, 봄꽃 피는 곳과 가까운 곳으로 골라봤다.

경동식당의 성게보말국.

중앙식당·경동식당―성게보말국

나란히 서 있는 중앙식당과 경동식당의 주(主)메뉴는 모두 성게보말국이다. 보말은 제주도말로 '고동'을 의미한다. 미역국에 성게와 고동만 더했을 뿐인데 국물에서 벌써 비릿한 바다 냄새가 난다. 고동의 쫄깃한 질감과 성게의 구수한 맛이 생각보다 잘 어울린다. 김치와 젓갈, 나물무침 등 반찬이 단출해도 밥이 잘 넘어간다. 산방산과 가까워 산을 오르거나 유채꽃을 구경한 뒤 헛헛한 속을 달래는 데 제격이다.

여행자들 사이에서는 중앙식당이 잘 알려져 있지만 현지인은 "별 차이 없다"고 한다. 경동식당에는 '육지인'이 하나도 없어 사방에서 제주도말만 들린다. 성게보말국 8000원. 중앙식당 (064)794-9167, 경동식당 (064)794-9540

산방식당―밀면

쫄깃한 면발과 새콤한 국물의 밀면이 유명하지만 산방식당에 다녀온 사람들은 "밀면은 못 먹어도 수육은 꼭 먹어야 한다"고 말한다. 돼지 수육이 보들보들하니 윤기가 흐르는 데다 양도 푸짐하다. 밀면 대(大) 5000원, 수육 대(大) 8000원. (064)794-2165

유리네―갈치구이·돔베구이

제주도에 처음 가는 사람들이 한 번씩은 다 들른다는 곳이다. 여행자들이 많이 먹는다는 갈치구이와 쥐치조림의 조리방법은 다른 곳과 별다를 바 없어 보이는데 재료가 싱싱한 편이다. 최근에는 돔베고기도 인기다. 돔베는 돼지고기 편육인 '도마'의 제주도 말이다. 사장의 딸인 유리양이 유치원 다닐 때인 1992년 문을 열었다고 한다. 수선화가 많이 피는 연북로와 가깝다. 갈치구이 2만8000원, 돔베고기 2만원. (064)748-0890

감초식당―순대·순댓국

제주도에는 순대와 순댓국, 돼지 부속고기만 전문으로 취급하는 보성시장이 있다. 이곳의 순댓국에는 육지의 그것과 달리 말간 국물에 숨이 죽지 않은 배추와 깨, 고춧가루를 얹는다. 국물이 시원한데, 충분히 진하지 않다고 불평인 사람도 있다.

제주도의 돼지 맛이 좋아서인지 순대 만드는 솜씨는 가게 20여 곳이 모두 엇비슷하게 뛰어나다. 육지의 순대와 달리 선지와 찹쌀, 좁쌀 위주로 만들어 부드럽다. 이 중 감초식당은 허영만의 만화 '식객'에 나와 유명해졌다.

순댓국밥 4500원. (064)753-74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