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개인정보보호법 제정이 목전에 있다. 지난 17대 국회에서 각계각층이 한목소리로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일반법 제정의 필요성을 제기하여 법안을 마련했으나, 개인정보보호 추진체계의 문제로 논란만 거듭하다 끝내 법제정이 무산됐다. 18대 국회출범과 함께 3개의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고, 다섯 차례에 걸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심사 끝에 여·야 합의로 통합 개인정보보호법안이 지난해 9월 행안위를 통과했다.
주요 쟁점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독립성 문제였다. 대통령 소속으로 개인정보보호 관련 주요정책을 심의·의결하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위원 15인 가운데 국회와 대법원에 각 5인씩 위원 추천권을 부여했고, 위원회 업무지원을 위해 사무국을 설치하며, 헌법기관과 중앙부처·지자체에 대한 시정권고권, 자료제출권 등 일부 집행기능을 이관하여 행정부에 대한 견제기능을 크게 강화토록 했다. 이런 결과는 여·야·정부 모두 개인정보 유출피해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고자 노력한 성과로 평가된다.
하지만 애써 마련한 법안의 국회 통과가 지체되는 동안 개인정보 유출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개인정보침해센터'에 신고된 상담 건수는 2009년 3만5167건에서 2010년 5만4832건으로 무려 56%가 증가했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만도 무려 1억 건의 개인정보 유출이 일어났으며 60여 건의 소송 제기에 총소송가액은 21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구조적인 이유는 기존 개인정보보호 관련 법 적용에서 제외된 사업자가 개인정보 DB의 암호화 등 관리적·기술적 보호조치를 이행토록 할 법제도적 유인체계가 없기 때문이다.
개인정보보호법이 시행되면 그동안 법 적용을 받지 않던 약 300만개 기관과 사업자가 새롭게 법 적용 대상으로 편입된다. 또한 유출통지제, 집단분쟁조정, 단체소송제를 도입하고 있어 피해 국민의 권리구제도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이번 3월 임시국회에서는 국회 행안위에서 보여준 여·야 합의정신을 존중하여 지난 8년간의 지루한 논쟁을 끝내고 조속한 법제정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