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도부는 지난 4일 국회 행정안전위가 통과시킨 이익단체들의 입법 로비를 사실상 허용하는 내용의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넘겨 의원들의 자유투표로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6일 기자와 통화에서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여야가 상임위에서 합의한 만큼 본회의에 올리지 못할 게 어디 있느냐. 3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려고 한다"며 "본회의에 올라가면 자유투표(free voting)에 부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자유투표로 한다는 건 통과시키겠다는 뜻 아니냐'는 질문에는 "반대 토론이 나올 수도 있고…. 그건 가봐야지"라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개정안에 대해 제기되는 여러 문제점에 대해서는 "위헌 소지가 있는 부분만 고쳤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도 개정안에 찬성했다. 그는 "깨끗한 정치를 위해 소액 후원금을 투명화하는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본다. 여야가 합의했고, 국민의 이해와 협력을 바란다"고 했다. 본회의 표결방식에 대해서는 "의원총회를 열어 의원들 뜻을 물어봐야겠지만 자유투표로 할 가능성이 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여야 지도부는 오는 11일로 회기(會期)가 끝나는 이번 임시국회 내에 정치자금법 개정안 처리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소신에 따라 밀어붙이겠다"고 했다. 검찰의 청목회 입법 로비 의혹 수사에 대해 상당수 의원들이 "입법부에 대한 도전"이라며 반발하고 있고, 동료 의원 6명이 기소된 상태라 의원들이 본회의에서 찬성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국민적 비판이 쏟아지고 있어 통과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 이 법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키려면 국회 법제사법위를 거쳐야 한다. 우윤근(민주당) 법사위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여야가 합의해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에 대해선 처리하는 게 원칙이나 (여론이 좋지 않은 만큼) 여야 원내대표들과 의논해서 신중히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법사위 간사인 주성영 의원은 이날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고, 일부 법사 위원들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찬반 여부를 밝힐 수 없다. 유보다", "여론을 보겠다"며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