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의 봄이 돌아왔다. 주말인 5~6일 전국 8개 구장에서 일제히 개막한 프로축구 현대오일뱅크 K리그에는 19만3959명의 관중이 몰려 개막전 최다 관중은 물론이고 역대 한 라운드 최다 관중 기록(2004년 5월 5일 17만8074명)을 경신했다.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FC서울-수원 삼성의 라이벌전은 수원의 2대0 완승으로 끝났다. 올 시즌 '팀 이름 빼고 다 바꿨다'고 할 만큼 공격적으로 선수단을 개편한 수원은 초반부터 매섭게 파고들었다. 최전방에 위치한 염기훈, 게인리히(우즈베키스탄), 최성국 3인방은 개인 기량과 돌파력에서 서울의 수비진을 압도했다.
수원은 전반 40분 염기훈의 크로스를 받은 게인리히가 개인기로 수비수 현영민을 완전히 따돌리고 멋진 결승골을 터뜨렸다. 기세가 오른 수원은 후반 5분 염기훈의 헤딩이 골대에 맞고 나와 아쉬움을 삼켰지만 15분 최성국의 크로스를 오장은이 헤딩골로 연결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경기 전부터 날카로운 설전을 벌인 양팀 감독의 신경전은 경기 후 기자회견으로 이어졌다. FC서울 홈 개막전 역대 최다 관중인 5만2000여 팬들 앞에서 데뷔전 패배를 맛본 황보관 서울 감독은 "수원이 (수비 위주로) 스리백 경기를 하는 바람에 공격에 애를 먹었다"면서 "앞으로 오늘보다 못하는 경기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수원 윤성효 감독은 "1대0으로 이긴다고 해놓고 2대0으로 이겨서 죄송하다"며 상처에 소금을 뿌렸다. 윤 감독은 "우승으로 가는 길에 좋은 출발이 됐다"고 했다.
시민구단 대전도 이날 원정에서 강호 울산을 2대1로 제압하는 성과를 올렸다. 대전은 브라질에서 데려온 외국인 공격수 박은호가 프리킥으로 두 골을 모두 집어넣었다. 그의 이름은 원래 '케리노 다 실바 바그너'이지만 스스로 "팬들과 친숙해질 수 있도록 한국인 이름으로 등록해 달라"고 했고, 바그너와 비슷한 '박은호'라는 이름으로 프로연맹에 등록했다. 지난해 12월 선수 선발을 위해 브라질에 갔던 왕선재 감독이 절묘한 프리킥에 반해서 데려온 선수다. 이날 경기를 지배한 쪽은 울산이었다. 하지만 박은호는 전반 19분 거의 각도가 없는 왼쪽 페널티지역 외곽에서 첫 프리킥 득점을 올렸고, 후반 6분에도 약 30m 거리에서 장거리 프리킥을 꽂아 승부를 결정했다. 왕 감독은 "박은호가 무릎 부상 때문에 동계훈련을 잘 소화하지 못했다"면서 "컨디션을 살아나면 지금보다 더 멋진 플레이를 펼칠 것"이라고 자신했다.
전남은 전북과의 호남더비에서 전반 22분 공영선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1대0으로 이겼다. 남아공월드컵 대표팀에서 코치를 맡았다가 올시즌 K리그 전남에 돌아온 정해성 감독은 "라이벌 전북을 이겨서 더 자랑스럽다"고 했다.
전날 경기에선 신생팀 광주가 3만6241명의 관중 성원 속에 대구를 3대2로 제압했다. 일본 J2리그(FC기후)에서 한국으로 U턴한 191㎝ 키다리 공격수 박기동이 혼자 두 골을 뽑아내며 맹활약했다. 연고를 상주로 옮긴 상주 상무도 인천을 2대0으로 꺾고 첫 승리를 기록했다. 국가대표팀에서 미드필더를 맡다가 공격수로 변신한 김정우가 두 골을 모두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