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수가 너무 적어 걱정입니다. 하루 빨리 교실이 학생들로 꽉 들어차 활기가 넘쳐났으면 좋겠습니다."
2일 오전 대전시 서구 도안동 도안초 교정. 도안신도시 중심부에 자리한 이 학교는 이날 개교식과 함께 입학식을 치렀다. 교정에는 아침 일찍부터 부모 손을 잡고 들어오는 어린 입학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새로 문을 연 학교에 들어선 학생과 학부모들은 설레임과 호기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교정 구석구석을 살피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러나 이날 도안초에 등교한 학생은 전 학년을 합쳐 167명에 불과해 1학년 2학급, 나머지 학년은 1학급씩만 편성됐다. 전체 24개 일반교실 가운데 7개만 사용하고 나머지 교실은 텅 빈 것이다. 주변 지역 아파트 입주가 늦어지면서 학교 규모에 비해 학생들이 턱 없이 적었기 때문이다.
3학년 김모(10)양은 "깨끗한 시설을 갖춘 새 학교라 기분은 좋지만 교실이 너무 많이 비어 조금 어색했다"고 말했다. 두 명의 자녀를 입학시킨 학부모 김모(43)씨는 "학교 주변에 다른 기반시설이 없고 아파트공사도 이어지고 있어 황량한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영석 교장은 "비어있는 교실이 많지만 입주민이 늘면 학생도 늘 것"이라며 "학생수 증가에 맞춰 교사 충원이 제때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깨끗해서 좋지만 황량한 느낌"
대전시 서구와 유성구에 걸친 서남부권 도안신도시 택지개발지구에는 초등학교 3곳, 중학교 1곳 등 4개 학교가 신설됐으나 주민입주가 지연되면서 정원을 절반도 채우지 못해 빈 교실이 넘쳐나고 있다. 신도시에 새로 들어선 학교는 봉명초, 원신흥초, 도안초, 봉명중 등이며 기존 유성중학교가 신도시로 이전했다. 그러나 학생 수는 아파트 입주 지연으로 교육청 예상치의 36% 수준에 그쳤다.
도안신도시 8·10·11·19블록 거주학생을 위해 문을 연 원신흥초교는 10블록만 입주가 끝나면서 입학생이 57명에 그쳤다. 24학급 규모로 지었으나 학년당 1학급씩 전체 6개 학급만 편성됐다. 인근 봉명초도 173명이 입학해 1학년 2학급, 나머지 학년은 1학급씩 편성됐다. 36학급 규모로 지은 학교에서 7개 학급만 사용하는 것이다.
중학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4일 개교하는 봉명중은 학년당 11학급씩 모두 33학급 규모로 지어졌으나 입학생은 96명에 그쳐 1학년 3개반만 편성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김문근 교장은 "당분간 학생 수가 크게 늘기는 힘들 것 같다"며 "학생 유치를 위해 직접 홍보에 나서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학부모들의 입장은 각양각색이다. 1학년 딸을 입학시킨 주부 김모(38)씨는 "시설은 깨끗하지만 학생들이 너무 적어 아이가 심리적으로 위축되지나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일부 학부모는 "학생들이 적은 만큼 교사들이 더 신경을 써 주지 않겠느냐"는 반응도 나타냈다.
◆교육청, 뾰족한 대책 없어 고민
이처럼 도안신도시 신설학교가 텅 비게 된 것은 신도시 조성사업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입주를 미루거나 입주하고도 자녀를 다른 학교에 보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게 교육청의 설명이다. 학생 부족현상은 도안신도시에 2015년까지 공공주택과 단독주택 등 2만3000여 가구의 입주가 완료되기 전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교육청이 내년에 초등학교 2곳과 중학교 1곳, 2013년에 고교 1곳을 추가 신설할 계획이어서 빈 교실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교육청은 빈 교실을 방치하지 않고 학교별로 영어전용교실이나 교과교실제 운영 등을 통해 적절히 활용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현재로선 신설학교 정원을 채울 수 있는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며 "주민 입주가 계속돼 전입생이 늘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