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가 2일 새벽(한국시각) 첼시 원정에서 1대2로 덜미를 잡혔다. 질 때마다 어김없이 터져나오는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의 심판 타령은 이번에도 예외가 없었다.
퍼거슨 감독은 경기 직후 스카이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페널티킥 판정이 너무 쉬웠다. 우리는 잘 싸웠고, 질 경기가 아니었다. 3년째 똑같은 주심의 판정이 경기를 바꿔버렸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램퍼드의 페널티 골 직전 수비수 다비드 루이스의 반칙을 눈감아준 것에 대해 강력하게 어필했다. 이미 한차례 경고를 받은 루이스가 치차리토와 루니에게 잇달아 고의성 파울을 했음에도 심판이 이를 묵과했다는 주장이다.
프리미어리그 최고령 퍼거슨 감독은 구력만큼이나 다양하고 화려한 심판과의 악연으로 유명하다. 26년간 퍼거슨의 욕을 먹지 않은 심판이 없을 정도다.
특히 첼시전 주심을 맡은 마틴 애킨스를 향한 불신은 골이 깊다. 2008년 FA컵 8강전 포츠머스전에서 페널티킥을 내주며 0대1로 패해 4강 진출이 좌절되자 퍼거슨 감독은 "심판 평가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그의 판정은 신뢰를 잃었다"며 맹비난했고 잉글랜드축구협회(FA)로부터 벌금형까지 받았다. 1년 후인 2009년 11월 첼시 원정 패배로 3위로 추락한 직후에도 판정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우리는 경기를 지배했다. 인정되지 말았어야 할 골이었다." 2일 첼시 원정 패배 직후와 멘트까지 거의 똑같았다. 2007년 볼턴전 때는 마크 클레튼버그 주심에게 볼턴 선수들의 과격한 태클을 항의하다 퇴장당했고 2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다. 남아공월드컵 결승전 주심으로 활약한 하워드 웹과도 대립각을 세웠다. 2007년 라이벌 아스널전에서 2대 2로 비긴 후 퍼거슨은 아스널의 두 번째 골이 웹 심판 탓이라며 독설을 퍼부은 바 있다.
하지만 퍼거슨의 어필과 무관하게 대부분의 팀들은 맨유가 심판 덕을 보고 있다고 말한다. 최근 위건전 루니의 팔꿈치 가격 사건이 징계없이 넘어간 배후에는 맨유의 파워가 작용했다는 시각도 있다. 묘하게도 당시 주심은 한때 악연을 나눈 마크 클레튼버그였다. 퍼거슨 감독은 유리한 판정에는 입을 다문 채 늘 판정의 희생양을 자처한다. 노회한 노감독의 볼멘소리는 단순한 불만의 목소리가 아니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음 경기 유리한 판정을 이끌어내기 위한 포석이자 선수단의 사기를 떨어뜨리지 않으려는 고도의 심리전이자 전술로 파악된다. 2009년 맨시티로 이적한 테베스 역시 "퍼거슨이 심판 덕에 중요한 경기에서 승리를 얻는 것을 많이 봐왔다"고 증언한 바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