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3년 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다시 전쟁이 일어난다 해도 나는 의심의 여지없이 참전할 것"이라 말했던 미국인 프랭크 버클스(110)씨.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미군 가운데 마지막 생존자였던 버클스가 27일 웨스트버지니아 찰스타운의 자택에서 타계했다.
1914년부터 1918년까지 벌어진 1차대전에 참전한 미국인은 총 470만여 명이다. 그는 2008년 2월 동료가 사망하면서 1차대전 참전용사 가운데 최후 생존자로 기록됐다. 당시 미 언론들이 소감을 묻자 그는 "누군가가 반드시 돼야 하는 일인데 우연히 내가 됐을 뿐"이라고 말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1901년 미국 미주리에서 태어난 버클스는 1917년 신문에서 '미국 상선이 독일 잠수함에 격침당한 것을 계기로 미국이 1차대전에 참전하게 됐다'는 기사를 보고 신병모집소를 찾아갔다. 당시 그의 나이는 16세. 처음엔 너무 어리다는 이유로 입대를 거부당했으나 버클스는 나이를 21세로 속여 입대에 성공했다.
버클스는 전투병은 아니었다. 그는 생전에 미 의회 도서관이 참전용사들의 기록을 남기기 위해 실시한 인터뷰에서 "전방에 나가 싸우고 싶어 몸이 근질거렸는데, 한 하사관이 '격전지로 빨리 가고 싶으면 구급차 부대에 들어가라'고 했다"면서 영국과 프랑스에서 운전병 등으로 복무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종전 후 1920년 귀국했더니 "미국이 괜히 전쟁에 말려들었다는 인식 때문에 참전용사가 환영받는 분위기가 아니었다"며 참전용사로서 유일한 혜택은 YMCA 헬스클럽의 무료 회원권뿐이었다고도 했다.
버클스는 전역 후 해운회사에서 근무하다가 일본의 진주만 공격 직후인 1942년 1월 필리핀에 체류하던 중 일본군에 납치돼 민간인 포로로 3년간 수용소에서 지내는 등 제2차 세계대전과도 '인연'이 있다. 그는 포로생활에 대해 "배고픔이 가장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후 고향에서 목장을 운영하며 살다가 1999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레종 도뇌르 훈장을 받으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2008년 종전 90주년을 맞아 백악관의 초대를 받아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만났고, 펜타곤(국방부)에 그의 초상화가 걸리기도 했다. 버클스는 의회를 상대로 전몰장병 추모관 건립을 촉구하는 등 참전용사에 대한 관심을 호소하는 활동도 했다.
이로써 전 세계에 생존해 있는 1차대전 참전 용사는 호주에 거주하는 영국인 클라우드 쇼울스(110)씨가 거의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독일(2008년)과 영국(2009)에 살던 마지막 참전용사는 모두 세상을 떠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