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공천개혁안이 28일 최고위원회에 올라간다. 당 공천제도개혁특별위(위원장 나경원 최고위원)가 7개월간 논의 끝에 마련한 개혁안은 여야가 동시에 '오픈 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를 실시하자는 내용이다. 특위는 "내년 총선에서 당이 변화된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야당에 패배할 것"이라는 위기감을 바탕으로 당장 4·27 재·보선부터 국민경선을 도입하자는 입장이다. 친박 진영에서도 찬성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상당수 중진과 현역 의원들은 "경선에서 그렇게 싸우다가는 당이 분열하게 된다"며 부정적인 입장이다. 상향식 공천 확대를 놓고 당내에 한바탕 씨름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내년 4월 총선 공천을 어떤 방식으로 하느냐는 당내 계파 분화 과정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오픈 프라이머리가 도입되면 아무래도 의원들이 대선주자나 계파보스 눈치를 덜 보게 되기 때문이다.
◆나경원 "공천개혁해야 당이 산다"
특위안은 오픈 프라이머리를 우선적으로 추진하되, 이것이 어려우면 차선책으로 '2:3:3:2 국민경선(대의원 20%, 일반당원 30%, 국민 30%, 여론조사 20%)'이나 '5:5 국민경선(당원 50%, 국민 50%)'을 도입하자는 것이다. 전략공천을 20%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나 최고위원은 "계파 수장이 나눠 먹는 공천으로는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며 "(19대 총선에서도) '하향식 공천'을 반복하면 국민에게 외면받을 것"이라고 했다. 오픈 프라이머리를 하게 되면 당원과 비당원 여부와 상관없이 누구나 경선 선거인단으로 참여할 수 있다.
박근혜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상향식 공천은 박 전 대표가 과거부터 일관되게 주장해 왔던 것"이라고 했다. 공천개혁의 명분이 있는 만큼 원칙적으로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다만 일부 친박 중진들은 "급진적인 국민경선제는 좀 힘든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현역의원들 "너무 비현실적"
상당수 현역 의원들 사이에선 "여야 동시 '오픈 프라이머리' 실시 방안은 실현가능성이 떨어진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영남의 한 3선 의원은 "박빙 경쟁을 보인 지역의 경우, 경선에서 아깝게 진 후보측이 선거법 규정 때문에 비록 무소속으로 출마하지 않더라도 당 후보를 제대로 돕지 않게 된다"며 "사실상 당이 쪼개지게 됨으로써 본 선거에서 이기기 어렵게 된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은 "국민경선을 하면 사실상 선거를 두 번 치르는 셈인데, 지역구에서 선거인단을 모으기 위해 엄청난 돈을 쓸 수밖에 없다"고 했다. 국민경선이 오히려 불법·동원 선거를 조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당의 한 고위 관계자는 "공천개혁안이 지금 보면 상당히 좋은 것처럼 보여도 막상 도입하면 예상하지 못한 문제점들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직접적으로 반대할 경우 자칫 "기득권을 지키려고 한다", "반(反) 개혁적이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어 드러내놓고 말을 하지는 않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