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유럽축구에 관심을 가져온 팬이라면 AS모나코의 현재 프랑스 리그 성적(18위·4승13무8패)에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다. 리그 우승 7회, FA컵 우승 5회에 빛나는 명문 클럽이 2부리그 강등의 위기에 처한 채 헤매고 있기 때문이다.
인구 3만명의 작은 도시국가 모나코를 연고로 1924년 탄생한 AS모나코는 1980년대 프랑스 리그와 FA컵 우승컵을 각각 2회씩 들어 올리며 전성기를 보냈다. 현재 잉글랜드 아스널의 지휘봉을 잡은 명장 아르센 벵거는 유망주 육성의 대가답게 1987년부터 9년간 모나코를 맡아 수많은 스타를 길러냈다.
그때 주축 멤버들이 1998년 월드컵에서 조국 프랑스에 우승컵을 안겼다. 릴리앙 튀랑은 1990년부터 7년간 모나코에서 활약했다. 1998년 월드컵 브라질과의 결승전에서 쐐기골을 터뜨린 에마뉘엘 프티와 당시 팀의 주축 미드필더였던 유리 조르카예프도 벵거의 애제자였다.
10년 이상 프랑스 대표팀의 공격을 책임진 티에리 앙리와 다비드 트레제게가 모나코에서 성장했다.
잘나가던 모나코가 휘청거린 건 눈덩이처럼 불어난 재정 적자 때문이었다. 급기야 2003년 모나코는 파산 위기에 몰리며 프랑스축구협회로부터 2부 리그로 내려가라는 권고를 받았다. 하지만 모나코 왕실이 직접 나서 투자자를 유치해 급한 불을 껐다. 오히려 모리엔테스(스페인) 등을 영입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한 모나코는 2004년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차지하며 또 한 번 명문의 위용을 보였다.
모나코가 힘을 잃은 것은 2000년대 중반 이후다. 모나코는 3위에 오른 2005년 이후 감독만 6번 바뀌며 좀처럼 중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08년 모나코 회장에 취임한 제롬 드 본탱 회장은 '젊은 팀'을 외치며 박주영을 비롯해 각 나라의 유망주들을 끌어모아 팀을 재편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