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학생을 때려도 되나요?"

"친구 아빠가 친구 보증을 섰대요. 자기가 빌린 돈이 아닌데 왜 대신 갚아야 해요?"

초등학생 자녀의 질문에 대답이 궁할 때가 있다. 어른이 돼도 법과 세상살이는 알쏭달쏭하기 때문이다. '별별 법 이야기를 들려줄게'(유재원 지음·넥서스주니어)는 현직 변호사가 초등학생 눈높이에 맞춰 법의 골격과 효용을 설명한 책이다. 법이 뭔지, 왜 필요한지, 현실에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알기 쉽게 차근차근 풀이했다. '법은 누가 만들까',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같은 딱딱한 주제부터 '삼촌이 음주운전을 했어요' 같은 생활밀착형 주제까지 다양한 내용을 다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법조인이 되는 과정도 상세하게 소개했다. 커서 뭐가 될까 고민하는 초등학교 고학년 우등생에게 "법조인은 어떠니?" 하며 건넬만한 책이다.

고령화 시대를 맞는 유치원생의 자세

사랑에 빠진 60~70대는 '황혼 연애'라는 말을 질색한다. 100세 시대가 코앞인데 60~70대가 황혼은 무슨 황혼이냐는 항변이다. 남의 인생에 멋대로 황혼이라는 딱지를 붙이지 말라는 뜻도 있다.

미래아이 제공

'할머니가 달라졌어요'(나디아 로망 지음·이주희 옮김·미래아이)는 유치원생 꼬마의 눈으로 본 할머니의 연애담이다. 토요일마다 요리도 해주고 인형놀이도 함께 하던 할머니가 어느 날부터 발길이 뜸해진다. 머리카락을 염색하고 컴퓨터 학원에 등록하고 최신 유행 바지를 산다. 휴대전화에 문자가 오면 손주들을 피해 구석에 가서 확인한다.

이 그림책은 딱 여기까지만 얘기한다. 이야기가 계속된다면 할머니가 분명히 멋진 남자친구를 가족들에게 소개할 거라는 암시를 할 뿐이다. "노인의 연애를 쿨하게 받아들여라"며 운운하지 않는 점이 정말 쿨하다.

중학생으로 살기가 얼마나 힘든지 알아?

'중학생 톡톡톡'(유현승 엮음·뜨인돌)은 현직 교사가 서울 일신여중 학생들의 글짓기를 묶은 책이다. 아이들 속내가 가감 없이 날것으로 드러나 있어, 자식 둔 사람이 읽어보면 가슴이 뭉클했다가 뜨끔했다 한다.

책 속의 중학생들은 때로는 철딱서니 없고 때로는 의젓하다. "왜 엄마는 성적이 오르면 학원이 잘 가르쳤다고 하고 성적이 떨어지면 내 탓이라고 혼내느냐"고 열변을 토하는 아이도 있고 "성적표에 부모님 서명 받아오는 날 대형 부부싸움이 나는 바람에 기억하고 싶지 않은 하루를 보냈다"고 울상 짓는 아이도 있다.

술로 사는 아빠 때문에 엄마가 '위장 가출' 해버린 학생도 있다. 엄마가 아빠 버릇 고치겠다며 자식들과 짜고 외가에 가버린다. 아빠가 "엄마의 행방을 대라"고 다그치자 중학생 맏딸은 "모른다"고 오리발을 내민다. 낮에는 엄마 대신 밥을 짓고 밤에는 동생을 끌어안고 청승맞게 흐느낀다. 모든 게 엄마와 짠 대로다. 중학생도 인생에 고충이 많다. 이 집 아빠가 술 끊었는지는 불분명하다.

나무늘보 두 마리(타카바타케 쥰 지음·문시영 옮김)=다 읽은 뒤 부모와 자녀가 방바닥에 길게 드러누워 나무늘보 흉내를 내봐도 재미있겠다. "느릿느릿 읽어주라"는 저자와 역자의 안내문이 권두와 말미에 세 군데나 적혀 있다. 유치원생용. 국민서관, 9000원.

그래, 책이야!(레인 스미스 지음·김경연 옮김)=스마트폰이 범람하고 아이패드가 히트쳐도 역시 세상에 책만큼 재미있고 따뜻한 매체는 없다고 설득력 있게 속삭이는 그림책. 유치원생용. 문학동네, 9000원.

손으로 그려봐야 우리 땅을 잘 알지(구혜경·정은주 글, 김효진 그림)=아이들이 직접 그림을 그리며 지도 부호 스티커를 붙여가면서 지리를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꾸몄다. 토토북, 1만 5000원.

맛있는 세계사(주영하 지음)=빵·치즈·국수·소시지·사탕 등 우리 입에 친숙한 먹을거리 10가지를 소재로 세계의 역사를 살펴보는 책. 초등학교 고학년용. 소와당, 1만3000원.

차마 말할 수 없는 이야기(카롤린 필립스 지음·김영진 옮김)=오스트리아 고등학교 교사가 친아버지에게 6년간 성폭행당하면서도 계속 침묵한 소녀의 실화를 토대로 소설을 썼다.중학생 이상. 시공주니어, 8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