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북측 단장은 27일 "심리전(心理戰) 행위가 계속된다면 임진각을 비롯한 반(反)공화국 심리모략 행위의 발원지에 대한 우리 군대의 직접 조준사격이 자위권 수호의 원칙에서 단행될 것"이라는 통지문을 보내왔다. 또 같은 날 북한군 판문점 대표부는 28일 시작되는 한미 합동의 '키 리졸브 및 독수리' 군사훈련에 대해 "만약 침략자들이 국지전을 떠들며 도발해 온다면 세계는 일찍이 알지 못하는 우리 군대와 인민의 전면전 대응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며 "동시에 상상할 수 없는 전략과 전술로 온갖 대결대책을 산산이 짓부셔버리는 서울 불바다전과 같은 무자비한 대응을 보게 될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북은 작년 5월 우리 정부가 천안함 폭침 대응조치로 심리전 재개 방침을 밝히자 "남측 확성기를 조준사격하겠다" 또는 "반공화국 심리전 수단을 청산하기 위해 전면적 군사적 타격행동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했었다. 북은 또 작년 7월 동해 한미연합훈련 하루 전에도 "핵 억제력에 기초한 보복 성전(聖戰)을 개시할 것"이라고 했다.

북은 지금 김일성의 옛 친구인 이집트의 무바라크 정권을 무너뜨리고, 리비아의 카다피 정권을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고 있는 아랍권의 반체제 태풍이 혹시 북녘 땅까지 몰아쳐 올까 신경이 곤두서 있을 것이다. 며칠 전에는 북한 땅에 이라크, 리비아 소식을 알리며 '북한 주민도 들고 일어나라'는 전단이 뿌려졌다고 한다. 이번 한미 군사훈련도 북의 급변사태 대비 성격으로 치러진다. 상황이 이쯤 되면 북 지도부와 군부의 과거 행태로 보아 뭔가를 꾸미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북이 뭐라 해도 한미 군사훈련은 예정대로 해야 하고, 북이 협박하고 나올수록 우리도 심리전의 수단을 활용할 필요성이 커진다. 우리가 주춤대고 움츠러들면 북은 그 약점을 파고들며 점점 더 협박과 도발의 수위를 점점 더 높여갈 것이 뻔하다.

천안함을 폭침시키고 연평도에 포격을 해대는 북(北)이 풍선에 종이 전단을 띄워 보내는 일을 전쟁으로 간주해 조준사격을 하겠다고 나서는 꼴이 어처구니없다. 하지만 이런 제멋대로의 북한을 묶어 놓으려면 북이 실제로 그렇게 나올 때 몇 배로 되돌려줄 의지와 준비 태세를 갖추는 길밖에 없다. 북으로 하여금 한반도의 긴장을 해소하고 평화를 되살리는 유일한 방법은 천안함·연평도 도발에 대한 책임있는 조치와 비핵화 협의뿐임을 분명히 깨닫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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