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43일간 억류됐다 풀려난 한국미국인 북한 인권운동가 로버트 박(30·사진)씨가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고문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박씨와 함께 북한 인권운동을 펼쳐온 시민단체 '팍스코리아나(Pax Koreana)'의 조성래 대표는 25일 "그는 북한에서 너무 심한 고문을 당했다"며 "현재 미국에 있는 병원에 입원해 있다. 신체적 이유는 아니고 영적(靈的) 고통 때문"이라고 했다. 박씨는 2009년 12월 25일 성경과 '김정일에게 보내는 편지' 등을 들고 북한에 갔다가 2010년 2월 5일 풀려났다.

그는 북한에서 겪은 폭력과 성고문 등으로 인한 육체적·정신적 후유증 탓에 미국 애리조나주에 있는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작년 9월 서울로 왔다. 국내에서 그동안 교회들과 함께 기도회 등을 개최하며 북한 인권을 위한 활동을 했지만 병세가 악화돼 지난 1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지난 6일 한동대 학생들이 개최한 '북한 정치범수용소 전시회'에 간담회 연사로 참석하려던 계획도 포기했다. 당분간 활동을 중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1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릴 예정인 '북한 해방을 위하여, 준비된 사람을 찾습니다' 예배에도 참석하지 못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가 대표로 있는 '모든 북녘 동포를 위한 자유와 생명'측은 "현재 상황은 행사 참석이 불가능할 것 같다"면서 "몸 상태가 좋을 때 촬영해놓은 동영상을 방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이달 초 "로버트 박은 다른 사람이 자신을 만질 때마다 불편함을 느껴 북한에서 풀려난 뒤 머리도 깎지 않고 있다"며 "일부에서는 북한에서 뇌를 혼란케 하는 약물을 주입해 편집증 증세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