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을 읽는 9가지 시선
한명식 지음|청아출판사|280쪽|1만5000원
생물학적 '진화(進化)'가 예술과 상관이 있을까? 인테리어 디자이너이자 미학 연구자인 저자는 "있다"고 말한다. "자연의 생명체들이 완벽한 형태와 빛깔을 지니게 된 것이 진화의 결과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지구상의 생명체들이 살고자 몸부림친 결과 아름다운 형태를 낳았다"면서 미학적 아름다움과 진화를 결부시킨다.
그리스인들이 1 또는 최초의 단위로 생각했던 '모나스(Monas)'도 예술과 연관이 있다. '모나스'가 바로 형태의 최초 단위이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이데아'를 가리키는 최초와 최소의 진리가 바로 모나스"라고 생각했다. 예술을 '아름다움'이라는 이데아를 모방하는 것으로 여긴다면 '모나스'에 대한 인지는 예술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다. 플라톤의 '모나스'는 17세기 라이프니츠에 의해 '모나드(Monad)'라는 개념으로 재정립돼 근대 철학의 중심에 자리 잡았다.
저자는 동양과 서양, 원근법, 삶과 죽음, 기하학을 비롯한 아홉 가지 키워드를 예술과 엮어 예술의 본질을 한껏 탐구하려고 노력한다. 쉽고 명쾌한 예술 입문서를 기대한 독자라면 실망할 수도 있겠다. 저자가 예술품 자체보다는 예술 이론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철학적이고 난해한 용어들 때문에 쉽게 읽히지는 않는다. 복잡한 개념을 곱씹는 지적 유희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