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에버랜드에서 성남시 드림스타트마을 6학년 아이들의 '특별한 졸업여행'이 시작됐다.

"얘들아.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너희는 이제 2월 28일까지만 드림스타트에 나오는 거야. 중학교에 진학하는 거니까 말하자면 '새 출발'이라고 생각하면 돼."

드림스타트마을 김현숙 교사의 말에 15명의 아이들은 침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씨는 "너희들이 그렇게 오고 싶다고 한 에버랜드잖아. 자! 오늘 졸업여행인 만큼 너희 맘대로 자유롭게 놀아보자"라고 말하며 아이들에게 자유이용권과 식음료권을 나눠 줬다. 이내 밝아진 아이들은 손에 든 놀이공원 지도를 찬찬히 보며 3~4명씩 짝을 지어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취향에 따라 놀이기구를 타는 아이들, 눈썰매를 타는 아이들, 동물원을 구경하는 아이들, 모두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펴 있었다. "에버랜드에 처음 오는 애들이라 그런지 저렇게 좋아할 수가 없네요"라고 말하는 김씨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지난 21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로 졸업여행을 온 성남시 드림스타트마을 6학년 아이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드림스타트'는 보건복지부가 시ㆍ군별로 한 지역을 거점으로 삼아 드림스타트 센터를 두고 0~12세 저소득층 아동들을 대상으로 보건·복지·보육 서비스를 무료 제공하는 사업이다. 성남시는 지난 2009년 11월부터 중원구 상대원2동에 '드림스타트마을'이란 센터를 두고 상대원 2·3동에 거주하는 저소득층 아동 총 474명을 돌봐왔다. 이날 에버랜드에 온 아이들은 올해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12세가 지나 드림스타트마을의 서비스를 받을 수 없게 됐다.

6학년 아이들의 '졸업'을 앞두고 드림스타트마을 교사 4명은 고민에 빠졌다. "아이들은 어른들과 달리 아직 '끝난다'는 의미를 몰라서 갑자기 센터에 나오지 말라고 하면 상처를 받을 수 있거든요. 아이들에게 시작과 끝을 정확히 알려주고 싶어 졸업여행을 기획했습니다."

저소득층 아이들 위한 '맞춤형 복지'

성남시 드림스타트마을은 '맞춤형 아동 복지'를 표방한다. 관할 구역인 상대원 2·3동에서 명단을 받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차상위계층 등 저소득층 가정의 0~12세 아동 중 참여 의사를 밝힌 아이들을 서비스 대상으로 선정했다.

교사 4명은 대상 아이들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며 아이들 각자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제공해준다. 매주 1회씩 교사들과 성남시 공무원, 각 학교 사회복지사가 함께 아이들별로 문제점은 무엇인지, 어떤 점이 나아졌는지 등 의견을 나누고 개선점을 찾는 사례회의를 갖고, 매달 2회씩 대학의 사회복지학과 교수들을 초빙해 자문도 얻는다. 또 교육이 더 필요하다 생각되는 아동의 경우 성남시 내 정신보건센터나 아동장기보건센터 등과 회의를 진행해 해결책을 찾아보기도 한다.

아이들이 받게 되는 프로그램은 보건·보육·복지 분야별로 다양하다. 보건복지부에서 지침으로 정해준 예방 교육이 있고, 센터 차원에서 개설한 프로그램도 있다. 보건 분야는 맛있는 영양교실, 학교 부적응 아동을 위한 미술치료프로그램, 초등학교 4~6학년 대상 인터넷 중독 예방 프로그램 등 19개가 있으며 보육 분야는 취학 전 아동 기초학습지 지원, 경제교육, 찾아가는 학습멘토링, 아동폭력예방교육 등 11개 프로그램이 지원된다. 복지 분야에는 창의력 로봇교실, 외국문화체험교실, 장애체험 등 13개 프로그램이 있다.

이날 다녀온 졸업여행과 같이 교사들이 아이들의 상황과 필요에 따라 제공하는 수업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최근 6학년을 대상으로 두 차례 진행한 성교육이다. 김현숙 교사는 "저소득층 아이들의 경우 사랑을 넉넉하게 받지 못했기 때문에 연애를 하기 시작하면 그 사람이 떠날 수 있다는 두려움에 왜곡된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하는 경우가 있다"며 "아이들이 성교육을 제대로 받고 졸업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수업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행복한 가정 위해 부모들도 관리

드림스타트마을은 아이들의 공평한 양육여건과 출발 기회를 보장한다는 취지에서 대상 아동들의 가정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특히 어려운 환경에서 자녀 양육과 교육에 신경을 쓰지 못했거나 지식이 부족했던 부모들을 위해 교육·복지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영아 부모에게는 이유식 만드는 법을 알려주고, 아토피 아동의 부모들을 대상으로 아토피에 대한 정보와 치료법을 알려주는 '아토피 교실'을 열고 있다. 또 아이에게 한글을 가르칠 수 없는 가정을 교사들이 직접 방문해 언어 교육을 제공하고, 건강가정지원센터와 연계해 건강한 자녀양육 방법 교육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임산부의 건강한 출산을 위해 임산부 건강관리 프로그램과 산후우울증 관리 등도 제공한다.

성남시 드림스타트마을은 지난 2009년 문을 연 뒤로 꾸준히 거점을 넓혀가며 더 많은 가정에 혜택을 주고 있다.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당시엔 중원구 상대원2동 아이들이 지원 대상이었으나, 지난 2010년 7월 상대원3동까지 그 지역을 확대했으며, 오는 3월에는 상대원1동도 포함할 계획이다. 성남시 사회복지과 위스타트팀 양정민 팀장은 "앞으로 보건복지부 예산 외 별도의 예산을 추가해 상대원 1~3동 외 다른 지역에도 거점을 넓혀 성남시의 더 많은 저소득층 아이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