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은행이 영업하지 않는 토요일에 갑자기 영업정지 조치가 내려진 보해상호저축은행 목포 영륜동 본점과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지점에는 21일 첫 영업일을 맞아 예금주 등 1000여명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은행 측과 예금보험공사는 목포와 광주에서 각각 3차례씩의 설명회를 열었으나, 고객들의 불안감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21일 오전 전남 목포시 목원동 KT빌딩 강당에서 상호저축은행 예금자 설명회가 열렸다. 예금주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설명회 안내에 나선 보해상호저축은행 직원들은 예금주들의 빗발치는 질문과 항의에 진땀을 흘리며 곤혹스러워 했다. 이들의 설명과 '안심하라'는 호소에도 불구하고, 예금주들은 몇 번씩이나 상황 설명을 요구하고, 예금액 보장 여부와 이자율, 인출 여부, 가지급금 지급 방법 등에 대해 재삼 확인하려 질문을 퍼부었다.

예금주들은 금융 당국과 은행측 설명에도 쉽게 안심하지 못했고, 설명회가 끝난 지 1시간이 넘도록 설명회장과 점포 주변에 삼삼오오(三三五五) 모여, 걱정을 나누고 향후 대응방법을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광주 설명회장을 찾은 박모(여·64·상무동)씨는 "영업정지 조치 발표가 난 뒤 이틀간 한숨도 못 잤다"며 "정부측의 책임 있는 설명을 듣기 전에는 이 자리를 뜰 수 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예금주 장모(67)씨는 "정부가 어떤 경우에도 5000만원까지 보장한다는 설명을 들으니 괜찮을 것 같긴 하다"면서도 "그래도 혹시 모르니 가지급금을 받아야 하지 않을까 고민"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예금주들은 오전 내내 점포 주변에서 은행 직원들을 붙들고 이번 사태에 대해 한 마디라도 더 들으려 안간힘을 썼다.

목포 설명회에 나온 김모(68)씨는 "모기업 보해양조가 있어 안심하고 예금을 맡겼는데 이런 사태까지 오니 억울하다"며 "지난해 금융감독원이 감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아 선의의 피해자를 만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예금주(75)는 "보해상호저축은행의 부실경영으로 서민들이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입게 됐다"며 "보해측은 명예를 걸고 저축은행을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4개 은행 추가 영업정지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19일 오전 임시회의를 열고 부산저축 계열사인 부산2, 중앙부산, 전주저축 등 3곳과 광주·전남 제2금융권 대표주자인 보해저축 등 4개 저축은행에 대해 6개월 영업정지 조치를 부과했다.

금융 당국은 "유동성 상황이 대전·부산저축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했지만 17일 이후 예금인출 사태가 지속된데다 유동성 현황과 수신잔액, 외부차입 가능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단기간에 예금이 지급불능에 이를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예금자보호 등 어떻게 되나

앞으로 보해상호저축은행은 금감원 검사결과 재무 건전성의 법령기준 충족과 충분한 유동성 확보 등이 확인될 경우 영업이 재개돼 정상적 예금거래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재무 건전성 등이 법령 기준에 미달할 경우, 금감위로부터 경영개선명령 등 처분을 받게 된다.

21일 설명회에서 예금보험공사는 "보해저축은행은 지난해 금감원 검사결과를 토대로 지난 8일 320억원의 유상증자를 완료하는 등 자체 경영정상화를 적극 추진 중"이라며 "당초 일정에 따라 이달 중 경영개선계획에 대한 추가입증자료를 제출하면 경영평가위원회 심의를 거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예금보험공사는 또 "자구노력이 성공적으로 이행돼 BIS비율 등 경영상태가 건전하고 외부 투자자 유치 등 자구노력을 통해 충분한 유동성이 확보되는 경우, 영업정지 기간 이내라도 영업재개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예금자보호법에 의해 보해저축은행 고객은 1인당 5000만원(원리금 합계) 이하 예금은 전액 보호받는다. 영업정지 기간 중 예금을 찾지 못하는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3월 4일부터 한 달간 예금액 중 일부를 '가지급금' 형태로 지급한다. 1인당 지급한도는 1500만원이다.

보해저축은행은 어떤 회사

1971년 전남 목포에 설립된 보해저축은행은 광주·전남 제2금융권을 대표하는 상호저축은행. 호남을 기반으로 한 주류업체 '보해양조'가 대주주다. 지난 2008년 3월 광주 서구 치평동 대우디오빌 1층에 광주지점을 개설했다.

지난해 10월 14일부터 12월 10일까지 금감원 검사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320억원의 유상증자를 완료하고, 다음 달 추가로 740억원의 유상증자가 예정됐지만 예금인출 사태를 극복하지 못했다.

3년 전까지만 해도 BIS 비율이 8% 이상, 여신비율이 8% 이하로 이른바 '8·8클럽'에 해당됐으나, 이후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BIS비율은 -1.09%, 부채(1조298억원)가 자산(1조215억원)을 초과해 83억원 자본잠식상태였다.

대주주 '보해양조'와 보상상호저축은행은 일간지 광고를 통해 "향후 추가 증자를 통해 보해저축은행을 반드시 정상화시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