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 인천대학교의 국립대 법인화 사업이 계속 늦어지고 있다. 관련 법률이 계속 국회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국립대 법인이 되면 학교 운영에 재량권이 커져 학교 발전을 위한 여러 사업을 벌일 수 있다며 대학은 답답해 하고 있다. 국회에서의 법안 처리는 우선적으로 지역 국회의원들과 시장의 '정치적 힘'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이를 아쉬워 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국립대 법인화를 추진 중인 인천대학교. 학교와 인천시는 급하다는 입장인데 관련 법이 국회에 묶여 있어 사업은 계속 늦어지고 있다.

국립대 계획 20여년 전부터 추진

인천대의 국립화 계획은 1994년 시립화 이전부터 추진됐다. 당시 선인학원 산하 인천대를 국립대로 바꿔보려다 안 돼서 시립대로 만든 것이다. 그 뒤로도 인천에서는 계속 국립화 계획이 추진됐다. 2004년에는 '인천대 국립화 범시민 추진협의회'가 구성돼 정부에 청원서를 내기도 했다. 인천시는 "광역시 가운데 국립종합대가 없는 곳은 인천과 울산뿐이고, 이는 그만큼 국가가 교육정책 면에서 인천을 가볍게 대하는 것"이라는 이유를 들고 있다.

결국 2006년에 인천시와 정부가 인천대의 국립대 법인화 추진 협약(MOU)를 맺었다. 마침 정부도 국립대 법인화가 국제화시대에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이라는 판단에 따라 서울대를 비롯한 국립대의 법인화를 추진키로 한 때였다. 이어 2009년에는 조전혁·최재성 국회의원이 각각 대표로 국회에 '인천대 국립대 법인 법률안'을 냈다. 이들 법률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법인 구성 등 필요한 절차를 밟아나가면 된다. 시나 인천대는 법률만 통과되면 6개월~1년 안에 이들 절차를 끝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국회가 여야 다툼 속에 이들 법안 처리에 관심을 보이지 않아 안건으로 상정되지도 못한 채 시간만 흘려보내고 있다.

市 "법인화 뒤 15년 동안 3500억원+땅 지원"

국립대는 국가가 주인이지만 국립대 법인은 법인이 주인이 된다. 법인 이사회에서 중요한 사항을 결정해 집행한다. 이런 면에서 인천대가 국립대 법인이 될 경우 정부가 어떻게, 얼마나 지원할지는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 하지만 국립대 법인화가 정부의 정책 방향인 만큼 국립대에 맞먹는 지원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천대는 정부의 지원 내용을 아예 법률로 정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인천시는 법인화할 경우 그 뒤 5년 동안 해마다 300억원씩 1500억원의 운영비를 지원할 방침이다. 또 6년차부터 10년 동안 해마다 200억원씩 2000억원의 발전기금을 지원하고, 969억원어치의 땅과 30만㎡ 이상의 캠퍼스 터 등을 추가로 지원할 방침이다. 그동안 시는 해마다 400억~500억원을 인천대와 전문대에 지원해 온 만큼 법인이 자리를 잡을 때까지 비슷한 정도의 지원을 계속하겠다는 것이다.

"대학 발전에 도움되는데…"

시와 인천대는 학교 발전을 위해 국립대 법인화가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인천시 정용택 대학지원팀장은 "인구 280만 도시에 국립대가 없다는 것은 문제"라며 "시는 그동안 인천대와 전문대를 통합하는 등 모든 준비를 다 해놨는데 관련 법이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고 말했다. 안경수 인천대 총장은 "국립대 법인이 되면 일정 기간 동안 국가와 시의 지원을 받으면서도 공무원 조직과는 달리 유연하게 변화에 대응해 나갈 수 있다"며 "자체 사업을 통해 여러 수입원을 찾아낼 수 있고, 연구비를 많이 주면서 우수한 교수진을 최대한 확보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가 '범시민위원회' 등을 구성해 시민의 힘으로 적극 밀고 나가야 하며, 법안만 곧 통과되면 필요한 절차는 6개월 안에 마칠 수 있어 내년 3월이면 국립대 법인으로 출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국립대 법인이 언제 출범하는가는 우선 관련 법이 국회에서 언제 처리되느냐에 달려 있다.

한편에서는 법인화에 따른 문제를 걱정하기도 한다. 법인이 되면 결국은 국가나 시의 도움없이 혼자의 힘으로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에 돈을 마련하기 위한 '사업'에 적극 매달려야 할 가능성이 있다. 이것이 상대적으로 학문 연구를 소홀히 하거나 등록금 인상 등 학생들의 부담을 키우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시립대에서는 공무원 신분을 보장받았지만 법인이 되면 같은 신분을 보장받을 수 없게 되는 구성원들이 반발하는 일도 생길 수 있다.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 나가느냐도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