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ㅇ씨는 중학교 3학년 아들의 방문을 살짝 열어보았다. 숙제를 하고 있어야 할 아들이 책상에 엎드려 또 자고 있다. 졸음이 많을 때라고 덮어두기엔 은근히 걱정이 된다. 밤에 잠을 덜 자는 것도 아닌데 요즘 틈만 나면 저렇게 잠을 자니 몸이 어딘가 안 좋은지 아니면 공부가 하기 싫은 것인지 신경이 쓰인다.
서울시 모 중학교 국어교사인 ㅇ씨는 수업시간마다 조는 학생들 때문에 고민이다. 학급마다 몇 명씩 조는 아이들을 보며 처음에는 수업태도가 좋지 않다고 야단을 쳤는데, 면담을 해보니 밤에 게임 등을 하면서 잠을 늦게 자는 경우거나 아니면 잠을 충분히 자는데도 낮에 심하게 조는 아이들이었다. 단순 졸음이라고 보기에 문제점이 있어 보여 학생들에게 정밀진단을 권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윤인영 교수는 "수면은 집중력과 기억 등 학습 효과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청소년들의 학습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면을 취해야 한다"고 얘기한다. 다음은 수면이 학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윤 교수와의 일문일답이다.
◆잠을 충분히 자야 학습효과가 높아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렘수면의 경우 수면 후반부에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잠을 충분히 자야 적절한 렘수면이 나타나는 것을 기대할 수 있고 이때 낮 시간 동안 배운 내용이 각인된다. 또 수면은 회복의 기능을 갖기 때문에 학습효과와도 큰 관련이 있다. 낮 시간 동안 활발한 두뇌 및 신체 활동을 하게 되면 자유래디칼이 생기고 이로 인해 세포들이 피로해지고 손상된다. 충분한 수면을 취할 경우 세포들이 효과적으로 회복돼 다음 학습을 위한 준비를 하게 된다.
◆잠을 충분히 잤는데도 낮에 졸린 이유는 무엇인가?
잠을 충분히 잤는데도 낮에 졸음이 온다면 병적인 상태가 아닌가 고려해야 한다. 청소년기에 졸릴 때 가정 먼저 고려해야 할 점이 기면병이다. 기면병은 낮 시간 동안 졸음과 웃음, 화가 날 때 힘이 빠지는 탈력발작을 주증상으로 하는 병이다. 탈력발작이 없이 졸음만 나타날 때는 특발성 수면과다증으로 볼 수 있다. 이외에도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상태에서 수면 중 코를 골 경우 수면무호흡증이 졸음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우울증을 앓고 있는 청소년은 낮 시간 동안 졸린 증상을 보일 수 있다.
◆기면병 진단과 치료방법에 대해
기면병의 5가지 주요 증상은 1) 낮에 졸린 주간졸림증 2) 웃거나 화가 날 때 힘이 빠지는 탈력발작 3) 자기 전 혹은 자다가 깨 가위가 눌리는 증상인 수면마비 4) 잠 들기 전 환각 5) 밤에 자다가 자주 깨는 야간 수면 장애 등이다. 기면병의 가장 특징적 증상은 주간졸림증과 탈력발작이지만 청소년기 기면병은 탈력발작 없이 주간졸림증만으로도 나타날 수도 있다. 이럴 때는 야간 수면다원검사와 주간 수면검사를 통해 기면병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내리게 된다. 잠을 충분히 자도 낮에 졸리는 증상이 있을 경우 수면클리닉을 방문해 기면병에 대한 진찰을 받을 필요가 있다. 낮에 졸린 증상에 대해서는 중추신경자극제를 사용하게 된다. 최근 개발된 중추신경자극제(모다피닐)는 과거 약에 비해 부작용이 적고 내성의 위험성이 줄어들었고 졸음 개선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학습효과 높이려면 수면 관리 이렇게 하라!
1)책상에 엎드려 자지 말고 잠은 침대에서
자는 시간과 일어나는 시간을 정해서 잘 시간이 되면 불을 끄고 침대나 잠자리에서 자는 것이 중요하다. 불을 끄고 잘 때 멜라토닌이 정상적으로 분비돼 좀 더 깊은 수면을 기대할 수 있다.
2)집중력은 잠에서 깬 후 1~2시간 후 생긴다
아침에 일어나서 1~2시간 동안은 집중력이 떨어지므로 이때는 공부와 무관한 행동을 하거나 간단한 내용의 공부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낮잠은 20~30분을 넘지 않도록
상황이 허락한다면 20~30분 내로 잠깐 낮잠을 자는 것도 학습효과 상승에 도움이 된다. 주말에 주중에 부족했던 수면을 보충하기 위해 잠을 좀 더 잘 수 있는데 이때에도 리듬이 깨지지 않도록 1~2시간 이상은 자지 않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