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진학 후 첫 시험 성적을 받았을 때 엄마들의 입에서 심심찮게 나오는 말이 있다. "아니, 초등학교 때는 잘하던 아이가 왜 이래?"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좋은 성적을 받던 아이가 중학교에 입학하고 나서 중위권 아래로 뚝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서다. 그래서 선배 엄마들은 "초등학교에서 잘해봐야 소용없다. 중학교에서 잘해야 진짜 잘하는 것"이라고 충고한다. 특히 초등 때와 가장 많이 달라지는 교과가 바로 '수학'. 초등 때와 전혀 다른 중등 수학,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

교과 내용과 깊이, 시험 형태 등 크게 달라져

초등 수학과 중등 수학은 교육 목표부터 다르다. 초등 수학은 과거에 '산수'로 불렸던 것처럼 실생활에 필요한 셈 능력을 키워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반면 중등 수학은 구체적인 수학적 지식을 배우고, 이를 적용하고 응용하는 단계, 즉 추상적 수학으로 들어가는 단계이다. 이에 따라 교과서 서술방식이 달라지고, 더 깊이 있는 내용을 배우게 된다.

문제는 정작 학부모나 학생은 수학 내용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느끼지 못한다는 점이다. 경기 고양시 무원고 배수경 교사(EBS 중학교 1학년 예비과정 강사)는 "최대·최소공배수처럼 초등학교에서 배운 내용이 중학교 교과서에도 나오기 때문에 얼핏 똑같아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초등 때 하던 그대로 공부하다가는 성적이 뚝 떨어지기 십상"이라고 지적했다.

"중학교 1학년 1학기 수학 첫 단원이 '집합'인데, 여기서 아이들이 처음 배우는 용어와 기호가 마구 쏟아져요. 이것을 기억하고 적용하는 데 굉장히 어려움을 겪죠. 게다가 집합을 지나면 수 체계에서 '음수'를 처음 배우는데 '음수'라는 개념 자체가 아이들에게는 큰 충격일 정도로 어려워해요."

'집합'과 '음수', '문자'. 이 세 가지가 중학교 1학년 아이들을 가장 당황하게 하는 수학 개념이다. 초등학교에서도 □나 △ 등으로 미지수를 경험했지만, 중학교 방정식에서는 미지수를 문자로 표현하면서 방정식의 차수, 동류항 등 새로운 용어까지 배워야 한다. 배수경 교사는 "초등 때까지는 문제를 풀고 답 맞히는 것에 집중했다면 중학교에서는 개념을 완전히 익히는 데 더 신경 써야 한다. 답을 맞히는 것보다 '문제가 무엇을 묻고 있는가'를 정확히 파악하는 능력을 기르라"고 조언했다.

이순동 구몬학습연구소 소장 역시 "방정식과 함수는 중학교 3년간 학생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단원일 뿐 아니라 고교까지 이어지는 중요한 단원이다. 이후 고등학교 수학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수를 식으로 정리하려면 가상의 식이나 수까지 만들어내야 한다. 고등학교 수학을 잘하려면 중학교 때 실수(實數) 범위의 수학 기초를 탄탄히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험 형태도 크게 달라진다. 학교마다 다른 수행평가가 있고, 시험문제의 20~30%는 서술형으로 출제된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도 서술형 문제를 틀려 70점밖에 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서술형 문제에 대비하려면 문제를 풀 때 연습장에 풀이 과정을 정성 들여 쓰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한다. 수학 기호를 정확히 쓰지 못한다면 풀이 과정을 말로 풀어쓰는 연습을 하는 것도 좋다.

1학년 1학기 내용 담은 수학 도서로 배경 지식 쌓아라

수학 개념을 쉽게 이해하려면 '독해력'이 필수이다. 배수경 교사는 "예를 들어 1학년 1학기부터 방정식을 배우는데, '방정식의 활용' 부분에서 나이, 속력, 소금물의 농도 등 긴 문장으로 된 활용 문제가 많이 나온다. 독해력 없이는 이를 잘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수학 관련 도서를 읽으며 독해력과 배경 지식을 동시에 쌓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수학자가 들려주는 수학이야기' 시리즈(자음과모음)처럼 수학 개념을 단원별로 소개한 책 등 수학 도서가 다양하게 나와 있다. 이순동 소장은 "다음에 배울 단원과 관련된 책을 읽혀서 배경 지식을 쌓아주면,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문제집은 자기 수준에 맞는 1~2권만 골라 최소 세 번 반복해 푼다. 처음 풀 때는 아는 문제와 모르는 문제를 구분하고, 두 번째 풀 때는 완전히 아는 문제만 빼고 다시 푸는 식이다. 시험기간에는 모르는 문제만 골라 세 번째 복습을 하면 된다. 그렇다면, 내 수준에 맞는 문제집은 어떻게 고를까? 요즘 학생들에게는 문제집 디자인이나 두께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우선 서점에 가서 문제집 겉모양만 보고 마음에 드는 것 5~6권을 고른다. 그리고 자신이 가장 자신 있는 한 단원만 집중적으로 분석해 너무 어렵거나 쉬운 것을 뺀 중간 수준의 문제집을 선택하면 된다.

또한 자기만의 수학 노트를 만드는 것도 효과적이다. 배수경 교사는 "수업시간에 쓰는 노트 말고 하나를 더 준비해서 방과 후 그날 배운 내용을 기억나는 대로 죽 써보라. 다 쓴 다음에는 부모님이나 스스로 검사하고, 교과서를 다시 보면서 틀린 부분이나 부족한 내용을 보충하면 기본 개념을 확실히 익힐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