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덕담이었지만 '감독 양준혁-코치 이승엽' 체제를 서로 약속했다. 해설위원 양준혁과 오릭스 이승엽의 만남은 유쾌해보였다.
19일 이승엽은 삼성과의 연습경기를 마친 뒤 양준혁 SBS ESPN 해설위원 및 임용수 캐스터와 함께 잠시 대담 형식의 인터뷰를 했다. SBS ESPN은 올해 오릭스 홈게임 중계권을 따냈다.
양준혁 위원은 이승엽의 타격 기술에 대해 언급하더니 이윽고 "3년간 슬럼프가 있어서 그런 지, 승엽이가 타격때 타이밍을 측정하기 위해 까딱까딱 움직이는 오른쪽 다리 움직임이 약간 소심해진 것 같다"고 솔직하게 평가했다. 테이크백때 배트를 더 길게 뒤로 빼지 못하고 그게 결국 스윙 타이밍에 안 좋은 영향을 준다는 설명이었다.
그러자 이승엽은 "맞는 말씀이다. 아침에 우연찮게 옛 경기 비디오를 봤는데 타이밍 잡는 시간이 지금보다 길었다. 지금은 급하다. 백스윙을 더 길게 해야겠다. 타격에서 그게 가장 어려운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이승엽은 "역시 양선배님은 저를 잘 아십니다"라며 웃었다. 그러자 양준혁 위원은 정색을 하며 "그럼, 내가 니를 어릴 때부터 봐왔는데"라며 즐거워했다.
양준혁은 또 이승엽에게 "이제 30대 중반이고 하니 배트스피드를 향상시키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그러자 이승엽은 "그렇지 않아도 배트를 920~930g짜리를 쓰다가 지금은 900g 전후로 낮췄다. 제가 스윙이 약간 뒤에서 퍼져나오는 스타일인데 이제와서 그 자체를 바꾸긴 힘들지만 무게를 줄여서 스피드를 올리려 한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해설위원으로 새출발하는 양준혁 위원에게 덕담도 건넸다. "선수때의 50%만 하셔도 (해설위원으로) 잘 하실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그나저나 양선배님이 감독을 하셔야 하는데…. 나중에 감독 하시게 되면 저 코치 좀 써주세요"라는 조크와 함께 마지막 악수를 나눴다. 양준혁은 "너, 나랑 분명 약속했다. 약속했으니까, 나중에 (같이) 하는거다"라고 꽤 진지하게 말했다.
10여분간의 짧은 대담이었지만 상당히 즐거운 분위기였다. 훗날 '감독 양준혁-수석코치 이승엽' 체제가 진짜 탄생할 것 같다.
오키나와=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