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우·칠포재즈페스티벌 총감독(前 KBS FM PD)

"아이고~"

일본의 세계적 재즈싱어 케이코 리(李京子)가 작년 칠포재즈페스티벌에서 스태프들을 만날 때마다 손을 잡으며 했던 경상도식 인사다. 경상도 출신 아버지가 집안에서 자주 했던 "아이고"가 하도 정겨워 아버지 고향에서 공연하는 감격을 이렇게 표현하곤 했다. 칠포는 포항시 흥해읍에 있는 조그만 어촌으로 빽빽이 늘어선 해송(海松)과 절벽, 바다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해수욕장이 있어 여름이면 피서객들로 붐비는 곳이다.

칠포재즈페스티벌은 포항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한 기업인이 고향 사람들에게 보답하는 뜻으로 사재(私財)를 털어 2007년부터 무료로 시작한 공연 축제다. 그 기업가는 세계적인 재즈페스티벌로 자리매김하는 데 초석을 놓은 것만으로도 만족하고 부디 품격 있는 페스티벌로 발전했으면 하는 뜻을 밝혔다. 2005년 내한한 크리스토프 에센바흐의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는 본 프로그램을 연주하기 며칠 전 타계한 박성용 금호아시아나 회장을 추모하는 뜻으로 말러의 교향곡 5번 4악장 '아다지에토'를 연주한 적이 있다. 기업과 예술의 상생인 메세나 운동을 실천하고 정착시킨 고인의 고귀한 정신을 '필라델피아 사운드'로 보답한 것이다.

칠포재즈페스티벌도 한 기업인의 예술과 고향 사랑이라는 아름다운 메세나 정신을 자양분 삼아 세계적 페스티벌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나아가 포철로만 알려진 포항의 도시 이미지에 '재즈'가 결합돼 새로운 도시 이미지가 형성되고, "아이고~"뿐 아니라 세계 각국 재즈 뮤지션들의 또 다른 감탄사를 매년 들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