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하야한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페이스북에 암살당했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중동 반정부 시위에서 핵심적 '매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제는 중동 시위대들 사이에서 SNS를 통한 시위 매뉴얼(안내서) 공유까지 일상화되고 있다. 시위 상황 뿐 아니라 경찰의 검거를 피하는 법, 바리케이드 쌓는 법과 고무총탄 피하는 방법 등의 정보도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은 15일 "이집트 시위 참가자들이 SNS를 이용해 튀니지 시위대에게 '최루가스 살포에 대비해 식초나 양파를 스카프 밑에 넣으라'는 조언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2일 알제리 수도 알제에서는 수천명이 시내 중심부에 있는 5·1광장에 모여 대통령의 퇴진과 정치개혁을 요구했다. 그러자 정부는 알제리 내에서의 인터넷 접속을 전면 차단하고 페이스북 계정도 삭제했다고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휴대폰과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주고받으며 게릴라식 시위를 벌이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이집트 등에서 시위 확산에 큰 역할을 한 SNS가 알제리에서도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중동에서는 젊은 층이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사실도 SNS 영향력을 극대화하는 요인이 됐다. 25세 이하 인구는 예멘 65.4%, 시리아 55.3%, 요르단 54.3%, 이집트 52.3% 등이다.

두바이 공공정책 대학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아랍권에서 페이스북 가입자 수는 작년 1월 1190만명에서 같은 해 12월 2130만명으로 78%나 증가했다. 특히 아랍권 전체 인구의 3분의 1인 15~29세의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SNS 이용률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SNS 외에, '중동의 CNN'이라 불리는 알자지라 방송도 시위대 결집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는 이번 혁명의 승자로 알자지라를 거론하며 "알자지라가 서방 언론보다 뛰어나다. 튀니지와 이집트의 상황을 그대로 전달해 아랍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