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 약화, 사교육 팽창의 순환을 드디어 끊었습니다."

15일 오전, 서울 정부중앙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기자들 앞에 선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의 말이다. 'MB교육 전도사'로 불리는 이 장관이 그간 노력해 온 '사교육비 줄이기' 효과가 가시적인 수치로 드러나기 시작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교과부가 이날 공개한 '2010년 사교육비 분석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총 사교육비는 20조8718억원으로 전년도(21조6259억원) 대비 3.5%(7541억원) 감소했으며,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4만원으로 2009년(24만2000원)보다 2000원 줄었다.

또 초등학생의 경우 월평균 사교육비가 24만5200원(전년 24만5400원)으로 조사됐으며, 중학생 25만5000원(전년 26만원), 고교생 26만5000원(전년 26만9000원)으로 모든 연령대에서 학원비가 줄었다고 교과부는 발표했다.

이번 사교육비 통계는 교과부가 통계청과 함께 전국 1012개 초·중·고교 학부모 4만4000명을 대상으로 한 서면조사를 통해 추정한 것으로 2007년 사교육 통계를 집계한 이후 처음으로 수치가 줄었다고 교과부는 밝혔다.

과목별로는 국어(월 2만2000원→2만1000원), 사회·과학(1만6000원→1만4000원)은 감소하고 수학은 (6만7000원→6만8000원) 늘었다. 영어는 월 8만원으로 사교육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전년과 금액은 같다.

이주호 장관은 "사교육비가 준 것은 특목고 입시를 개편하고 학원 시간을 단축하는 등 현 정부가 추진한 사교육 정책이 효과를 나타낸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서울 강남지역 중학생 사교육비가 전년에 비해 5.1% 감소한 것은 외국어고 입시에서 필기시험과 영어듣기 시험을 금지한 것이 효과를 본 것이라고 교과부는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 발표에도 불구하고 학부모들은 "뭐가 줄었는지 모르겠다"며 사교육비 감소를 체감(體感)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이번 사교육비 감소는 전체 학생 수 감소에 따른 '착시(錯視)현상'이란 지적이 많다. 지난해 학생 수가 전년도보다 21만명이나 줄어 이에 따른 사교육비 감소가 5891억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이를 감안하면 실제 사교육비 감소액은 1650억원이다.

게다가 사교육비 통계에서 방과후 학교 수업비와 EBS 영어교재비를 제외했기 때문에 이를 감안하면 사교육비는 거의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수험생들은 'EBS·수능 연계 출제 방침'때문에 많게는 EBS 교재 30~40권을 구입해 공부했었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전반적인 사교육비 감소라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