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가축 매몰지가 수도권 2500만 주민의 식수원인 팔당호·한강을 오염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가파른 경사지에 조성돼 한눈에 봐도 붕괴 가능성이 있는 매몰지와 경안천을 비롯한 한강의 여러 지천들 바로 옆에 수백~수천 마리의 소·돼지 등이 묻힌 매몰지가 상당수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매몰지에서 새나온 침출수가 인근 하천이나 지하수를 오염시킬 경우 팔당호와 한강의 수질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기도는 지난 5~9일까지 도내 매몰지 2313곳(15일 현재) 가운데 1844곳에 대한 매몰지 환경·안전관리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팔당호·한강과 인접한 장소에 많은 매몰지가 분포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15일 밝혔다.
경기도 내 매몰지가 만들어져 있는 19개 시·군의 하천변 30m 이내 지점에 위치한 매몰지는 조사대상의 8.1%인 149개에 달했다. 팔당호·한강의 수질보호를 위해 개발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는 팔당호 특별대책권역에도 137개 매몰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팔당호에서 가장 가까운 상수원보호구역(152㎢)에서 반경 15㎞ 이내에 있는 매몰지도 77곳인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청정하게 유지돼야 할 곳에 가장 심각한 수질 오염원이 생긴 셈이다.
다만 상수원보호구역 안에는 매몰지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경기도는 밝혔다.
점검 대상 1844곳 매몰지 가운데 급경사 지역에 위치한 매몰지가 85곳(4.6%)이었고, 1033곳(56%)은 배수로·저류조 보완 공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829곳(45%)은 침출수를 잘 빼낼 수 있도록 유공관 설치공사를 해야 하고, 534곳(29%)은 가스배출관을 설치해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도는 "점검 결과 환경에 영향을 미칠 만한 요소는 발견되지 않았고 앞으로 체계적으로 관리하면 2차 환경오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운동연합 시민환경연구소 박창근 소장은 "4~5월 갈수기(渴水期)에 침출수가 하천으로 유입되면 수량이 많을 때보다 더 심각한 수질오염이 우려된다"면서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매몰지 안전·환경 관리를 매듭지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팔당호 특별대책권역
팔당호와 한강의 수질보호를 위해 특별 관리하는 팔당 유역 7개 지방자치단체(가평군·광주시·남양주시·양평군·여주군·용인시·이천시)에 걸친 2096㎢의 지역으로 각종 개발행위가 제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