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작 제조기' 임성한 작가는 신인을 깜짝 기용하기로 유명하다. 이번 SBS 주말극 '신기생뎐'에도 임수향 성훈 한혜린 등 이름이 생소한 신인들을 주연으로 발탁해 화제를 일으켰다. 하지만 임 작가의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쓰던 배우를 계속 쓰는 등 자기 사람을 확실히 챙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태곤-고나은. 사진=스포츠조선DB

임 작가는 지금까지 '보고 또 보고'(1998) '온달 왕자들'(2000) '인어아가씨'(2002) '왕꽃 선녀님'(2004) '하늘이시여'(2005) '아현동 마님'(2007) '보석비빔밥'(2009) '신기생뎐'(방영 중) 등 총 8편의 드라마를 집필했다. 이들 작품에 출연한 '임성한 사단'의 메인 배우는 네 명.

우선 임 작가의 작품에 가장 많이 출연한 배우는 한혜숙이다. 한혜숙은 '인어아가씨' '왕꽃 선녀님' '하늘이시여' '보석비빔밥'에 출연하면서 임 작가와 가장 긴 연을 자랑한다. 특히 임 작가의 작품에 세 번 연속으로 출연한 유일한 배우이기도 하다.

그 뒤를 이어 세 작품에 출연한 한진희('왕꽃 선녀님' '보석비빔밥' '신기생뎐') 정혜선('왕꽃 선녀님' '하늘이시여' '보석비빔밥') 박근형('온달 왕자들' '인어아가씨' '보석비빔밥') 사미자('보고 또 보고' '인어아가씨' '왕꽃 선녀님')도 임성한 사단의 주요 멤버들이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위에 거론된 한혜숙 한진희 정혜선 박근형 모두 '보석비빔밥'에 출연했다는 것. 즉, 임 작가는 자신의 최측근이라 할 수 있는 배우들을 '보석비빔밥'에 대거 투입하는 등 유독 '보석비빔밥'에 심혈을 기울였음을 알 수 있다.

임성한 사단의 대표적인 '젊은 피'도 있다. 이태곤('하늘이시여' '보석비빔밥') 고나은('아현동마님' '보석비빔밥') 김성민('인어아가씨' '왕꽃 선녀님') 박준면('아현동 마님' '신기생뎐')은 임 작가의 작품에 두 편씩 출연했다. 또 주연은 아니지만 외국인 배우 마이클 블렁크는 '보석비빔밥'에 이어 '신기생뎐'에 출연하는 '특권'을 누리고 있다. 이 때문에 포스트 한혜숙 한진희는 마약 사건에 연루된 김성민을 제외한 나머지 배우 중에서 나올 것이란 게 방송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사단에서 잊혀진 이들도 있다. 연기파로 유명한 허준호('보고 또 보고' '온달 왕자들') 정보석('보고 또 보고' '인어아가씨') 이주현('온달 왕자들' '왕꽃 선녀님')은 임 작가의 초창기 멤버들인 동시에 최근작 엔딩 크레딧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이 밖에도 이동준 서우림 김혜선 이보희 김용림 최선자 최재호 김병기 등이 임 작가의 작품에 두 편씩 출연했다.

이에 대해 SBS 드라마센터의 한 관계자는 "김수현 작가도 김혜자 이순재 강부자 김희애 등 '김수현 사단'으로 불리는 배우들이 있다"며 "작가라면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배우가 있기 마련이고, 임 작가 역시 자기 작품에 맞는 배우를 계속 쓰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해완 기자 paras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