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1월 전세 대책을 내놓은 지 한달 만에 또다시 전·월세 시장 안정대책을 내놨다. 이번 대책은 민간 임대주택의 공급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서울 수도권 지역에서 6억원 이하, 면적 149㎡ 이하인 집 3채 이상을 사들인 뒤 임대사업사로 등록하면 종합부동산세를 면제해주고, 5년 이상 임대한 다음에 집을 팔 때는 양도소득세를 깎아주기로 했다. 준공후 미분양 아파트를 사들여 5년 이상 임대할 경우에도 취득세와 양도세를 50% 깎아준다. 부동산 투자회사가 일정 비율 이상 임대주택에 투자할 경우에도 세제 혜택을 주기로 했다.
분양이 되지 않아 빈집으로 남아 있는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가 서울·수도권 지역에만 8700여 가구에 이른다. 민간 임대사업자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여 미분양 아파트 문제를 해결하면서 전·월세 공급물량도 늘린다는 게 정부 구상이다. 그러나 이번 대책이 먹혀들지는 두고 봐야 한다. 8700여 가구의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로는 당장 3~4월 봄철 이사수요를 맞추기 힘들다.
전세난이 심각해진 원인은 신규 주택공급이 줄어든 데 있다. 서울·수도권 지역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은 2007년 15만6500가구에서 올해 10만6700가구로 30%나 줄어들 전망이다. 금융위기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아파트 분양이 크게 줄어든 결과다. 여기다 수요자들이 당분간 집값이 오르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주택 구입을 미룬 채 전세를 찾는 바람에 전세난이 가중됐다.
지금처럼 정부가 전세자금 대출을 늘리고, 그게 안 되면 민간 임대사업자를 키우겠다는 식으로 대책을 찔끔찔끔 내놓아서는 약효가 나타날 수 없다. 지자체나 공기업이 미분양 아파트를 직접 사들여 전세 공급을 늘리는 방향으로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 주택거래 활성화 방안도 나와야 한다. 주택 분양은 민간기업에 맡기고, 정부는 임대주택과 장기전세 주택 공급을 책임진다는 자세로 좀더 과감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