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클래퍼 미(美)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11일 미 하원에서 "김정일이 후계자 김정은의 후계체제 강화를 위해 연평 포격 같은 추가 도발을 시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미가 2·3월에 실시할 예정인 연합군사훈련 '키 리졸브'를 북한이 민감해하는 급변(急變)사태 대비 성격으로 실시하기로 함에 따라 북이 신경질적인 도발로 대응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북(北)은 지금 남쪽과의 대화에 목말라 있는데 설마 그런 일이 벌어지겠느냐고 생각한다면, 그건 북을 너무 모르는 얘기다. 북은 대화국면과 대결국면을 따로 나누지 않는다. 북은 김씨 왕조 체제의 보위(保衛)라는 한 가지 목표 아래 대화가 먹혀들 것 같으면 대화로, 무력도발이 필요하다 싶으면 대결로 나올 뿐이다. 북은 작년 초 남북 정상회담에 결사적으로 매달리다 남측 반응이 신통치 않자 천안함에 어뢰를 쐈다. 작년 말엔 북을 뺀 6자회담 5개 당사국이 회담 재개를 위해 분위기를 덥혀가고 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연평도에 포를 쐈다.
북은 이번 군사실무회담이 깨진 다음 날 "대화에는 대화로, 대결에는 대결로 맞서는 것이 우리 군과 인민의 전통적인 대응방식"이라고 위협했다. 북이 그렇게 나온다면 우리도 그에 따라 대응할 수밖에 없다.
북이 대화 공세라는 가면을 쓰고 남에서 얻어낼 궁리만 한다면 우리는 남북화해를 위한 '진짜 대화'에 필요한 원칙을 굽힘 없이 제시하고 요구해야 한다. 북이 진짜 대화 쪽으로 나오면 대화를 통해 평화 정착과 긴장완화를 추구할 것이고, 북이 그걸 마다하고 이번처럼 협상 테이블을 박차고 나가면 국제사회는 "북에게 대화의 진정성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북의 도발에 대해선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몇 배로 대응한다는 원칙에 따라 대응할 면밀한 대비를 해나가야 한다. 북에게 허를 찔린 뒤 뒤늦게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하는 게 얼마나 고단한 작업인지는 천안함·연평도 도발 이후 남북 사이에서 벌어져 온 일들이 반증(反證)하고 있다. 정부가 대화와 대결 어느 쪽이든 분명한 원칙에 따라 대응한다면, 북도 제멋대로 이 카드 저 카드를 흔들며 우리를 농락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