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절(春節, 2월2일~8일) 기간, 중국 유통업체들은 열병을 앓았다. 대목이어야할 시기에 유통업체들은 소비자들의 환불 요구에 시달려야 했다. 대형 할인업체 '까르푸 가격사기 사건'의 여파 때문이었다.

지난달 30일 중국의 관영 신화통신은 까르푸 5개 지점이 가격사기 혐의로 점포 한 곳당 50만 위안(약 8500만원)의 벌금을 물게 됐다고 전했다. 이들 업체는 제품가격을 허위로 표시하거나 광고 전단지에 낮은 가격을 제시해 손님을 끌어모은 뒤 정작 이보다 높은 가격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상하이의 한 지점은 차 주전자 가격을 광고전단지에는 36.80위안으로 표시하고서는 실제로는 49위안을 받았다. 또 다른 지점은 169위안인 남자 내복을 50.70위안에 판다고 소개했지만 실제로는 119위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태가 악화되자 까르푸도 소비자들이 추가로 지불한 가격의 5배를 배상하겠다며 사과성명을 발표했다.

중국의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까르푸가 '가격법'을 위반해 소비자의 권익을 침해했다고 지적하며 최고 수준의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또한 까르푸뿐 아니라 전국 할인점, 슈퍼마켓, 백화점 등에 표시가격과 실제판매 가격이 다른 경우가 있는지 조사해 돈을 더 받은 경우가 있으면 소비자들에게 돌려 주라고 밝혔다.

그러자, 춘절 기간 중국의 전 유통업체로 소비자들의 환불 요구가 쇄도했다. 중국의 경제참고보(經濟參考報)는 지난 10일 상하이(上海) 공상국 조사를 인용, 까르푸 사건이 발생한 뒤 춘절 시작전 3일간 접수된 소비자들의 환불요구가 140건으로 전년대비 24%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중 표시된 가격을 문제삼은 경우는 지난해 대비 3.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춘절기간에 상하이 백화점, 대형할인점, 슈퍼마켓 등 4000개 지점의 전체 매출은 지난해 보다 11.5% 오른 50억4500만위안을 기록하는 등 명절 특수를 누렸지만 소비자들의 환불 요구앞에 빛이 바랬다.

표시가격에 대한 규제가 엄격해지면서 업체들도 가격 할인을 놓고 시름이 깊어졌다. 정가로만 판매하자니 다른 기업과의 가격 경쟁에서 밀리고 까르푸처럼 원가를 부풀린 뒤 할인을 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중국의 한 의류업체 관계자는 "가격의 20% 할인했던 옷을 명절기간에 50%할인하게 되면 20% 할인때 물건을 사갔던 사람이 배상을 요구해올 수도 있다"며 "함부로 가격을 정하거나 대폭으로 할인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일단 소비자들이 가격에 대해 의문을 품거나 관련 기관에서 조사가 나오게 되면 피해가 막중해지는 문제도 있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는 외국처럼 관련기관이 최저가격을 정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까르푸 사건을 통해 극심한 가격경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유통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만큼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한다는 얘기다. 저가경쟁으로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대형유통업체들도 소매상들도 아닌결국 소비자인만큼 이번 까르푸 사태가 유통구조를 개선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