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영화제로 성장한 '부산국제영화제(PIFF)'가 부산에 주는 선물로는 뭐가 있을까? 영화·영상산업, 도시 지명도, 추억, 즐거움…. 'PIFF의 선물'은 이런 것 말고도 더 있다. 세계 최고의 감독과 배우들이 이룬 성공의 비결이다. 이들의 노하우·경험·성찰들이 녹아 있는 성공 비결은 부산이 세계도시, 글로벌 일류도시로 가는 자양분이 되기에 충분하다. 영화학도·영화인만이 아니라 CEO·문화인·지도자·학생·학부모·회사원 등 모든 부산 시민에게 '세계 최고' '세계 일류'를 향한 '희망의 열쇠'가 될 수도 있다.
동서대 임권택영화연구소가 최근 펴낸 '부산국제영화제 마스터 클래스'는 이 '희망의 열쇠'를 담고 있다. 이는 PIFF에 참가했던 6명의 세계적 거장들이 학생·영화인 등을 상대로 한 특강 내용을 싣고 있다. 성장과 방황, 열정과 도전, 시련과 극복….
이들 거장은 공부를 잘하거나 명문학교를 나온 '범생'들이 아닌 경우가 많다. '문화혁명'이란 암흑기에 성장기를 보낸 중국의 신예 감독 지아장커(賈樟柯) 감독은 학교 다닐 때 수학을 4점 받기도 했고, 수학을 못해 미술대학에 진학했다. '천장지구''지존무상' 등으로 유명한 홍콩의 두기봉(杜璂峰) 감독은 고교 졸업장이 없어 영화학교를 곧바로 들어갈 수 없었다.
이들의 작품은 자신의 어린 시절, 삶을 투영하고 있었다. '황비홍' '촉산' 등으로 유명한 서극(徐克) 감독은 마스터클래스에서 "집 부근 웅덩이에서 수영하거나 집 앞 영화관에서 친구들과 영화를 보면서 여러 가지 놀이를 한 어린 시절의 기억들이 나의 영화적 생명력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일면"이라고 말했다. 지아장커 감독은 "하모니카·기타·시(詩)·그림 등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나를 표현하려 섭렵하고 고민했던 여러 방식들이 내 영화의 밑거름"이라고 했다.
이들은 열정으로 '마이스터'의 반열에 올랐다. 세계 영화사의 한 획을 그은 프랑스 누벨바그 영화의 산 증인인 세계적인 여우(女優) 안나 카리나(Anna Karina)는 17세 때 덴마크에서 무작정 프랑스 파리로 뛰어들었다. 두기봉 감독은 홍콩 TVB의 PD보조로 시작했다. 두 감독은 일주일 내내 일하기도 하고 한 달에 40시간밖에 자지 않을 정도로 드라마·영화에 미쳤다.
두 감독은 특강에서 "17세 때 가장 낮은 지위의 일부터 시작, 30년간 열심히 일해서 지금의 위치에 올랐다.일단 성공하려면 반드시 성공해야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기회를 주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고 말하고 있다. 이탈리아 파올로 타비아니(Paolo Taviani) 감독은 "'영화가 아니면 죽을 것이다'고 결심했다"고 젊은 시절의 열정을 표현했다.
세계적 거장, 천재들에게도 시련과 역경이 있었다. 지아장커 감독은 처녀작 '샤오산의 귀가' 시사회에서 15분 만에 사람들이 모두 사라지는 수모를 겪었다. 타비아니 감독은 "평론가들이 저를 바보로 만들었을 때 '어, 저 사람 말이 맞나?'라고 좌절한 적도 있다"며 "그러나 아무리 힘들더라도 버텨야 되며 악평이 나오더라도 이를 수용하며 계속 전진하려는 힘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거장들의 공통된 고민 중 하나는 자신의 목소리, 스타일을 갖는 것. '계엄령' 등을 만든 프랑스의 감독, 코스타 가브라스(Costa Gavras)는 이와 관련, "나만의 스타일을 찾기 위해 프랑스 문학, 특히 시를 많이 읽었다"고 말했다. 타비아니 감독은 "인생은 항상 힘겹고 고통스럽지만 가끔은 기쁜 순간이 있다. 그 순간을 즐기기 위해서는 인생을, 자기 자신을 믿어야 한다"고 했다.
동서대 임권택영화연구소측은 "PIFF 마스터 클래스는 세계 영화의 거장으로부터 직접 그들의 영화관과 인생에 대해 강연을 들을 수 있는 특별프로그램"이라며 "마스터 클래스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보다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자 이 시리즈 6권을 제작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