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의 역사를 중국사에 편입시키려는 동북공정(東北工程),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와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를 두고 일본·중국·러시아가 벌이는 영토분쟁 등 동북아 지역의 역사갈등은 해마다 심각해지고 있다. 중국 학자는 이 대목에서 미국이 '개입' 쪽으로 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출간된 영문도서 '동북아의 역사문제와 미국의 리더십(U.S. Leadership, History, and Bilateral Relations in Northeast Asia)'(케임브리지대출판부)은 동북아 역사갈등 문제에 대한 미국의 외교적 입장을 분석한 책. 길버트 로즈먼(Rozman) 프린스턴대 교수 등 6명의 국내외 국제관계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중국 출신 진린보(晋林波) 중국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동북공정을 둘러싼 한·중 역사갈등과 그에 대한 미국의 역할'에서 "한국이 동북공정을 지나친(excessive) 민족주의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한다. 진 연구위원은 "한국과 중국 또는 다른 동북아 국가에서 민족주의가 강해지면 미국이 북핵 억제 등 동북아의 안정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이 줄어든다"면서 "미국이 공정한 입장에서 한·중 역사논쟁에 적극 개입한다면 동북아의 민족주의 대결을 장기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의 입장은 다르다. 박 교수는 "미국이 직접 개입하게 되면 사안이 국제화할 우려가 있어 우리에게 좋지도 않다"며 "일본이 군국주의를 옹호하는 태도를 취하거나 '일본군 성(性)노예' 문제를 외면할 경우 미국이 보편적 인권의 시각에서 용납하지 않는 리더십을 보여주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