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 입지 선정을 사실상 백지상태에서 다시 추진하겠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 대전·충남지역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지역 정치권, 자치단체, 시민사회단체 등이 일제히 '제2의 세종시 사태'를 예고하며 강력 대응을 천명했다.

대전권 시민사회단체 대표, 과학벨트 충청권 조성 추진협의회 대전지역 위원들은 7일 대전시청 대회의실에서 '과학벨트 충청권 조성 민·관 공조방안 마련 간담회'를 격앙된 분위기에서 열었다.

염홍철 대전시장은 "세종시도 수정안이 논의돼 황당했는데 과학벨트도 같은 처지"라며 "2005년 12월 이미 제4차 국토종합계획에 충청권에 과학벨트를 조성하는 내용이 포함됐는데 이제 와서 이 같은 논란이 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박병석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2월 교육과학기술부가 충청권에 과학벨트를 조성해야 한다는 뜻을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했고 정부가 발주한 용역 연구기관에서도 충청이 최적지임을 거듭 확인한 바 있다"면서 "당선됐기 때문에 공약을 안 지켜도 된다는 대통령의 발언은 선거가 필요없다는 뜻이며 민주주의의 근간을 해치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상태 대전시의회 의장은 "총궐기대회 등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야 하며 충청권 3개 시·도의회가 힘을 합쳐 충청권에 과학벨트가 조성될 때까지 투쟁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양승조 민주당 충남도당위원장과 민주당 소속 충남도의원들은 7일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학벨트 충청권 조성 약속을 끝내 폐기할 경우 이 대통령 불복종 운동과 정권퇴진 운동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종시 정상추진 충청권 비상대책위원회도 성명을 통해 "대통령이 세종시에 이은 과학벨트 공약 백지화를 밝히면서도 거짓 공약에 대한 참회와 반성, 사죄의 모습을 전혀 볼 수 없는 것에 국민이 오히려 무안할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과학벨트 사수 연기군대책위원회(위원장 한상운)는 이날 조치원역 광장에서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과학벨트 충청권 공약 백지화 발언 규탄대회'를 갖고 "과학벨트가 세종시 전철을 밟지 않도록 대통령과 정부는 공약 사항인 과학벨트 충청권 조성 약속을 즉시 이행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