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대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1일 취임식에서 "사람들이 검찰이 무능해진 것 아니냐고, 검찰을 믿을 수 있느냐고 얘기한다"면서 "검찰이 무능하면 국민은 불안하고, 검찰이 깨끗하지 못하면 국민은 분노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 검찰은 위기에 처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사람 중심의 수사, 보물찾기식 수사는 더 이상 성공할 수 없다. 정보 수집부터 내사, 조사에 이르기까지 분석적·과학적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고 했다.

사법 연수원을 이수한 졸업생 중 우수한 인재는 잘나가는 로펌에 스카우트되거나 판사로 가고, 나머지가 검찰로 간다는 말이 법조계에 나돈 지가 벌써 20년이 다 돼간다. 어디까지 진실인지 모르지만, 이제는 일반인들도 심심치 않게 그걸 화제로 옮기는 경우가 잦아졌다. 이런 상황이 조금 더 지속되면 검사 스스로가 그렇게 생각하고 그걸 당연한 듯 여기는 일이 벌어지게 될 것이다. 그때 대한민국 검찰의 진정한 위기가 시작된다. 그 위기는 이미 벌어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이 검찰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느냐다. 국민이 검찰을 정의(正義)의 편에 서서 불의(不義)를 응징하는 집단이고 검찰만이 살아 있는 권력 특권집단의 비리(非理)를 파헤쳐 정의를 다시 세울 수 있는 조직이라고 보느냐는 것이다. 그래야 젊고 유능한 인재들이 꿈을 품고 검찰로 모여들고 그 반대면 아무리 끌어도 생각 있는 젊은이는 검찰로 오려 하지 않을 것이다.

현재의 검찰 지도부는 검찰 독립을 위해 누구보다 먼저 쓰러져 거름으로 썩어가겠다는 각오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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