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조선일보DB

선임들에게 구타와 가혹행위를 당했다며 전경 6명이 탈영한 사건이 발생하자, 조현오 경찰청장이 "앞으로 전·의경 사이에 구타·가혹행위가 고질적으로 발생한 부대는 해체하겠다"고 말했다.
 
조 청장은 24일 기자간담회에서 "(구타 문제로) 부대가 없어지면 해당 지방청 직원들에게 전·의경이 하던 일을 시키겠다"고 덧붙였다. 전·의경 사이에 구타나 가혹행위가 근절되지 않는 원인은 군(軍)에 비해 경찰이 병사 관리가 허술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지휘관이나 관리요원에게 감독 책임이 발견되면 가혹행위자와 함께 공범으로 형사입건하겠다"면서 "정도가 심하면 징계까지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날 경찰은 가혹행위 고발자는 불이익 없이 원하는 근무지로 발령내고 포상휴가를 주는 등 적극적인 신고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또, 구타나 가혹행위 발생 사실을 숨기는 지휘관이나 관리요원은 가혹할 정도로 엄정하게 대처할 방침임을 천명했다.
 
조 청장은 "젊은이들이 열악한 환경에 모인 상황에서 가혹행위를 완전히 없애는 것이 불가능할 수도 있지만, 가혹행위를 당연시하는 문화나 관행은 반드시 뿌리 뽑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청장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잇따라 전·의경 구타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지난 23일 강원지방경찰청 307 전경대 소속 이모(20) 이경 등 6명이 집단이탈한 데 따른 것이다.
 
이 이경 등은 지난해 11월 입대한 동기들로 같은 해 12월 초 자대배치를 받은 직후 선임들로부터 주먹 등으로 수차례 구타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부대 내에서 전해지는 암기 강요 등 각종 가혹행위 악습으로 고통받았다는 것이다. 이들은 "평소 암기 강요는 물론 돈 빌려주지 않아 구타를 당하고 점호가 끝나고 가혹행위를 당했다"며 "'부대가 한 번만 더 폭력 등의 사건으로 신고되면 부대가 해체된다'며 (부대 측에서) 신고조차 못 하게 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신고 당일인 23일 오전 4시45분쯤 소속 부대의 근무지(숙소)를 집단이탈하고서 원주의 한 PC게임방에서 이메일을 통해 서울지방경찰청에 구타·가혹행위 피해를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청장은 "강원청 307전경대 사건의 가혹행위자를 형사처벌할 방침"이라면서 "피해자들을 본청으로 발령내 당분간 관리하면서 이들이 희망 근무지를 선택하면 원하는 대로 보내주겠다"고 약속했다.

[[Snapshot] 軍부대선 사라지는데… 전·의경 어떤 가혹행위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