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청해부대의 삼호주얼리호 구출작전 과정에서 총상을 당한 선장 석해균(58)씨는 피랍 초기 주얼리호 엔진오일에 물을 섞어 기관을 정지시키는 방식으로 배의 이동을 늦췄고 이 때문에 여러 차례 해적들에게 구타를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해적들은 청해부대의 구출작전이 시작되자 석 선장만을 골라내 총격을 가했는데, 석 선장이 이처럼 해적들의 귀환을 '방해'한 데 대한 보복 차원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합참 고위당국자는 23일 브리핑에서 "구출된 석 선장의 몸에선 복부 부위의 총상 외에도 무릎과 왼쪽 어깨 쪽에 골절상이 발견됐다. 청해부대의 구출작전이 시작되기 전에 이미 해적들로부터 구타 등 수차례 가혹행위를 당해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구출된 삼호주얼리호 갑판장에 따르면, 석 선장은 지난 15일 해적들에게 피랍된 직후부터 최영함의 추적과 구출작전에 필요한 시간을 벌기 위해 주얼리호 기관사와 수신호 등을 통해 모의, 배의 엔진오일에 물을 섞어 기관을 고장내는 방식으로 수차례에 걸쳐 배를 공해(公海) 상에 정지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석 선장은 또 무장한 해적의 위협 속에서도 배를 '지그재그'로 몰거나 소말리아 연안과 반대방향으로 몰았고, 해적들의 눈을 피해 국제 상선통신망을 통해 우리 말로 최영함과 교신하며 해적들의 동태 등 주얼리호 내부 상황을 우리 군에 전했다고 한다.
구출작전 개시 직후 해적들이 다른 20명의 선원은 그대로 놔둔 채 유독 석 선장을 찾아내 총격을 가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군 당국자는 "갑판장의 진술에 따르면, 해적들이 선교(船橋)에 선원들을 억류하고 있었는데 21일 구출작전이 시작되자 해적 중 1명이 석 선장을 찾아내 직접 총을 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당시 선원들은 이불을 뒤집어쓴 채 억류돼 있었는데, 작전이 개시되자 평소 과격한 성향을 보인 해적 한명이 일일이 이불을 들추며 얼굴을 확인해 석 선장을 찾아낸 뒤 AK 소총으로 여러 발을 석 선장에게 발사했다고 한다"며 "석 선장의 몸 상태를 살펴본 군의관도 '근접 조준사격에 의한 총상'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석 선장에게 총을 쏜 해적은 생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합참은 "석 선장이 피랍 후 기지를 발휘해 해적들의 본거지인 소말리아 연안으로의 이동을 지체시킨 데 대한 보복 차원에서 총격을 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석 선장이 회복돼 귀국하는 대로 포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