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삼호주얼리호 구출"

정부가 이례적으로 소말리아 해적들에 의해 납치된 우리 선원 구출 작전을 편 것은 향후 선박 피랍시 군사적으로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경고 메시지를 해적들에게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 동안 정부는 소말리아 인근 해상에서 선박 피랍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피랍선사와 해적들간 협상을 통해 거액의 몸값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선원들을 구출해왔다.

그러나 매번 몸값 지불 형식으로 선원들을 구출하다 보니 선박이 피랍될 때 마다 몸값은 계속 올라갔고, 비공식 협상 기간도 길어지면서 한번 피랍될 경우 평균 100일 이상은 해적들에게 잡혀있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났다.

지난해 4월4일 인도양에서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피랍됐던 삼호해운 소속의 '삼호드림호'는 950만 달러(106억여원)라는 거액을 건네고 피랍 216만에 풀려났다. 이밖에도 2006년 4월4일 피랍됐던 동원호는 117일만에, 2007년 5월15일 피랍된 원양어선 마부노 1.2호는 173일만에 석방됐었다. 지금까지 소말리아 해적들에 의한 피랍 사건은 8건 발생했으며 지난해 10월9일 피랍된 금미305호는 아직도 억류돼 있는 상태다.

정부 관계자는 "한국 정부가 해적들과의 비공식 몸값협상으로 거액을 지불하며 사건을 해결해오자 해적들 사이에 한국 선박은 '봉'이라는 인식이 퍼져있는 듯 하다"고 말했다.

선원들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협상 방식이 오히려 해적들에게는 좋은 '먹이감'이 됐다는 것이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명박 대통령이 선원 구출작전 명령을 내릴 때 어떤 인명피해가 있어서도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해적들과는 타협하지 않는다는 선례를 이번에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이 구출 작전 성공 뒤 특별 담화를 발표한 것도 '해적들과의 협상은 없다'는 의지를 대외적으로 천명하는 한편 군의 사기를 진작하고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하겠다는 뜻을 밝히기 위한 것이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특별담화 발표 배경과 관련, "우리 국민을 철저히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국민과 함께 확인하고 완벽한 작전을 수행해준 군에 대해서도 각별한 치하의 말을 드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선원 구출 작전이 성공적으로 종료됨에 따라 향후 피랍사건에 대응하는 정부 방침도 바뀔 것으로 보인다. 우선 해적들과의 협상 불가 방침을 고수해온 프랑스, 러시아 등과의 공동 보조가 예상된다.

하지만 선원 구출작전을 위해서는 선박 내 선원대피 장소가 있어야 하고 해적들의 본거지가 있는 소말리아 인근 해역에서 멀리 떨어진 공해상이어야 하다는 점이 모두 충족돼야 하기 때문에 매번 피랍사건 발생 때 마다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외교 당국자는 "금미호 305호가 지난해 피랍돼 아직 석방되지 않았는데, 같은 해적 피랍사건이라고 하지만 상황이 다를 수 있다"며 "그래도 이번에 우리 정부가 구출작전을 통해 보여준 단호한 입장이 간접적으로라도 해적들에게 전달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