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백만장자들이 런던의 고가품 시장을 점령했다."

홍콩 빈과일보는 18일 영국의 데일리 메일을 인용, "중국인들이 런던의 호화 주택과 기업, 최고가 예술품, 포도주 등을 미친 듯이 싹쓸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데일리 메일은 비싼 물건을 마구 사는 중국인들을 '구찌(Gucci·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의 하나)세대', 이들이 쓰는 돈을 '베이징 파운드(영국 돈 단위)'라고 지칭했다.

런던의 한 포도주 판매상은 "중국 부자들은 병당 13만파운드(2억3000만원)짜리 1869년산 샤토 라피트를 투자를 위해 사는 게 아니라 마시기 위해 사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중국 구찌세대의 또 다른 특징은 특유의 주법(酒法)이다. 시음을 먼저 하고 천천히 음미하면서 마시는 까다로운 유럽식 주법을 완전히 무시하고 자신들의 방식대로 마신다는 것. 예를 들어 중국인들은 "건배!"를 외친 뒤 6000파운드(1060만원)짜리 1982년산 포도주를 벌컥벌컥 마셔 단번에 바닥을 드러낸다든지, 심지어는 포도주 맛이 부드럽다며 코카콜라에 섞어 마시기도 한다.

중국인 구찌세대의 선도자는 홍콩 출신 조지프 라우(57)씨다. 라우씨는 지난 크리스마스 직전 런던 시내 복판의 초호화 맨션 벨그라비아를 3300만파운드(584억원)에 매입했다. 6층짜리 이 집에는 라우씨 가족뿐만 아니라 그가 최근 3년간 수집한 다양한 고가품도 이사할 것으로 보인다. ▲2500만파운드(442억원)짜리 고갱 그림 ▲800만파운드(142억원)짜리 피카소 작품 ▲1100만파운드(194억원)짜리 앤디 워홀 작품 ▲580만파운드(103억원)짜리 블루다이아몬드뿐만 아니라 최근에 수집한 고가 포도주 1만병도 옮겨 놓을 예정이다.

최근 발간된 런던부동산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런던에 투자한 사람의 절반이 아시아인이고 이들 대부분이 중국인이며 중국인들이 가장 역동적인 투자가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징 파운드로 무장한 구찌세대가 갑자기 런던을 '점령'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2년 전. 금융위기의 여파가 유럽을 휩쓸 때부터 중국인들의 돈 씀씀이가 갑자기 서너 배로 커졌다. 런던의 본드(Bond) 거리에서 외국 쇼핑객들을 상대로 영업을 하는 '글로벌 리펀드'의 경우 2009년 상반기엔 전년 상반기보다 매출이 164%나 늘었고, 작년 상반기에는 2009년 상반기보다 100%나 커졌다.

전문가들은 고급 시계와 보석류, 루이뷔통과 버버리 등 런던 최고가 명품 시장의 30%를 중국 부자들이 점령한 것으로 분석한다. 런던의 최고급 백화점으로 소문난 해로드(Harrods) 백화점의 경우 지난 크리스마스 때 고객의 50% 이상이 중국인이었다.

중국 부자들은 런던에서 명품 구입뿐만 아니라 건강검진도 받으면서 틈틈이 800만~1700만파운드(142억~302억원)짜리 부동산들을 물색하고 다닌다고 데일리 메일은 전했다.

런던은 중국인뿐만 아니라 부동산과 미술품을 사재기하는 러시아와 중동의 외국인들에게 인기다. 영국 부동산 컨설팅업체 나이트프랭크는 러시아와 중동 바이어들이 500만파운드 이상의 부동산에 대해 높은 수요층이 형성돼 있으며, 특히 지난 1년 동안 루블화가 10% 이상 절상된 러시아 부자들이 런던 부동산 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