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3시 성동구 행당동 사과나무열림터 지역아동센터에 쇠고기 40㎏이 배달됐다.

"마장동 축산물시장 알지? 가게 사장님들이 너희 맛있게 먹으라고 이렇게 고기를 갖다 주셨단다." 센터의 김소연(46) 원장 설명에 눈이 휘둥그레진 아이들은 모두 하던 일을 멈추고 고기가 든 대형 박스 앞으로 달려나왔다. 임소유(10)양은 "앗싸! 나 고기 진짜 좋아하는데"라고 소리쳤다. "우와~"를 연발하며 좋아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김 원장은 "아이들이 한우 불고기가 나오면 밥을 두 배로 먹어요"라고 말했다.

성동구는 지난해 7월부터 매달 둘째 주 수요일 마장동 마장축산물시장 내 200여개 업소에서 고기를 기부받아 관내 저소득 가정·홀몸노인·장애인들에게 전달하는 '고기 나눔 행사'를 벌이고 있다. 상인들은 쇠고기·돼지고기 가리지 않고 정성껏 기부한다.

성동구 직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이날 오전 10시부터 마장축산물시장의 가게들을 일일이 돌며 고기를 걷었다. 금(金) 한우의 이기영(51) 사장은 "구제역 때문에 힘들지만 그래도 더 어려운 분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내놓겠다"며 한우 약 5만원어치를 기부했다. 세화축산 손은순(46) 사장은 국거리 1200g을 주며 "매달 적은 양이라도 도울 수 있다는 것만으로 참 뿌듯해요. 특히 제 아들·딸 또래의 아이들이 고기를 많이 먹고 튼튼하게 자랐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이날 마장축산물시장에서는 총 250㎏의 고기가 걷혔다. 송모(70·도선동)씨는 "손자들이 고기를 좋아하는데 많이 못 먹여 늘 안타까웠다"며 "한 달에 한 번씩 고기를 받아 손자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니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모두 1503㎏의 고기가 1800여명에게 전달됐다.

고재득 성동구청장은 "구제역으로 시장 사정이 어렵다고 들었는데, 오늘도 많은 고기를 기부해주신 상인들께 감사드린다"며 "최대한 많은 분들에게 고기가 골고루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