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이 '민간인 사찰' 피해자인 김종익씨 사건을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보고했다는 내용의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9일 드러났다.

민간인 사찰 수사를 담당한 서울중앙지검이 압수해 법원에 제출한 '국회 정무위 제기 민간인 내사 의혹 해명' 문건에 따르면, 지원관실은 김씨 조사 내용을 동향보고 형식의 문서로 작성해 2008년 9월 민정수석실에 보고한 것으로 돼 있다.

A4용지 13장 분량으로 의원들의 예상질문에 답변하는 형식인 문건에는 "이번 건(김종익 건)도 청와대(민정)에 보고되었는지"라는 질문에, "2008년 9월 대통령 비방 관련 내용들을 모아 '동향보고' 형식으로 보고하였는데, 본 건(김종익 건)도 그 중 하나였다"고 돼 있다.

야당으로부터 사퇴압력을 받고 있는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가 9일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별관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문건은 이 사건 검찰 수사가 시작되기 전인 작년 6월 민주당 신건 의원 등이 사찰 의혹을 제기하자 지원관실이 해명용으로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문건을 지원관실 점검1팀원인 권중기 전 경정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원관실이 김씨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고 밝힌 시점인 2008년 9월 청와대 민정수석은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이다. 이 때문에 향후 인사청문회에선 정 후보자가 김씨 사찰 내용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정동기 후보자는 "김씨 사찰 내용은 보고받은 일이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인 사찰에 대한 지원관실의 '청와대 보고' 의혹과 관련해서는, 이미 지원관실이 'BH(청와대)보고'(2008년 9월27일 작성) '민정수석 보고용'(2008년 10월1일 작성)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작성한 사실이 공개됐다. 하지만 검찰은 지원관실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해 구체적인 문건 내용은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었다. 또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이인규 전 공직윤리지원관은 "이강덕 당시 청와대 공직기강팀장에게 '촛불사태가 끝났는데도 아직도 이런 동영상(이명박 대통령 비방 동영상)을 올리는 사람이 있다'는 식으로 보고한 일이 있다"고 진술했으나, 이강덕씨는 "보고받은 기억이 없다"고 했었다.

한편 지원관실의 문건에는 2009년 10월 검찰이 김종익씨의 이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를 수사하면서 민정수석실을 통해 지원관실의 의견을 요청했고, 지원관실은 민정수석실을 통해 검찰에 '기소의견'을 냈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은 "명예훼손 혐의는 반의사(反意思) 불벌죄이기 때문에 민정수석실에 청와대의 의견을 물었던 적은 있으나 청와대가 의견을 내지 않아 김씨를 기소유예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