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의약품을 약국만이 아니라 수퍼마켓, 편의점, 할인점에서도 살 수 있도록 허용하는 문제를 놓고 다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일반 의약품이란 의사 처방전 없이도 살 수 있는 의약품으로, 감기약, 진통제, 해열제, 소화제, 외상(外傷)에 바르는 연고제 같은 것을 말한다. 25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가정 상비약 약국 외(外) 판매를 위한 시민연대'는 최근 가정 상비약의 약국 외 판매를 촉구하는 시민운동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대한약사회는 약국이 아닌 곳에서의 일반 의약품 판매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전국에는 2만1000여개 약국이 있지만 이 가운데 한밤에 문을 여는 약국은 찾기 어렵다. 시민들은 한밤중에 갑자기 배탈이 나거나 열이 날 경우 소화제나 해열제를 사려 해도 살 수가 없다. 24시간 또는 새벽 2~3시까지 문을 여는 편의점이나 수퍼에서 이런 약을 팔면 소비자들이 약을 구하지 못해 속을 태우는 일은 없어질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처방전이 필요 없는 일반 의약품이라도 환자의 상태나 나이를 감안하지 않고 아무렇게나 사용할 경우엔 오·남용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인 국민이 쉽게 일반 의약품에 접근하면서 동시에 안전도 해치지 않을 방법을 찾는 일이다. 영국은 의사 처방전이 있어야 살 수 있는 처방약, 약국에서만 살 수 있는 약국약, 편의점에서도 살 수 있는 자유판매약의 세 가지로 나눠 놓았다. 일본은 1999년부터 드링크제와 비타민 같은 일부 약만 수퍼 판매를 허용하다가 2004년 수퍼 판매 약의 범위를 소화제, 정장제, 살균 소독약 등 15개 제품 371개 품목으로 확대했다. 2009년에는 고졸(高卒) 이상 학력으로 1년간 약제사 밑에서 판매 경험을 쌓은 뒤 시험에 합격하면 일반 의약품 판매 자격을 주는 '등록 판매사' 제도를 도입해 감기약, 해열제, 진통제까지 팔 수 있게 했다.
우선 의사·약사 단체와 소비자 단체, 유통업계가 모여 무엇이 소비자와 환자를 위하는 길인지 진지하게 협의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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