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가 군인 4만7000명 감축을 포함해 향후 5년간 국방예산 780억달러(약 88조원)를 줄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는 지난해 8월 군 장성 축소를 포함한 구조조정 등을 통해 1000억달러를 절감하겠다는 계획과 별도로 추진하는 것이다. 미국 정부의 재정 적자가 기록적으로 늘면서 모든 부처가 예산 절감 압박을 받고 있는 가운데 가장 덩치가 큰 국방부가 먼저 '고육책'을 들고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국방부의 올해 예산은 아프가니스탄·이라크전 전쟁비용을 제외하고도 5540억달러(약 622조원)에 달한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과 마이크 멀린 합참의장은 6일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글로벌 경기 후퇴와 정부 지출을 줄여야 한다는 국내적 필요성에 의해 예산절감 계획을 세웠다"며 "불필요한 무기도입 계획 백지화 등을 통해 향후 5년간 예산 780억달러를 줄여나가겠다"고 밝혔다.
게이츠 장관은 이를 위해 해병대의 신형 상륙용장갑차(EFV) 도입계획과 육군의 지대공 방어 미사실 프로그램을 취소한다고 말했다. 또 F-35 전투기 구입도 2년 연기하기로 했다.
군 병력 축소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2015년부터 시작된다. 육군 현역은 현재보다 최대 2만7000명(4.7%), 해병대는 2만명(9.8%)을 줄일 계획이다. 이 같은 계획이 현실화하면 2001년 9·11 테러 이후 지속된 군 증강 기조가 처음으로 반전되는 것이다. 게이츠 장관은 또 군의 통상적인 사무비용을 줄이고, 군 의료보험료는 인상하는 방법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계획은 의회에서 논란이 예상되기 때문에 최종적인 절감 규모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일부 의원들은 무기 프로그램 도입 등을 취소하면 일자리도 줄게 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토드 아킨 미 하원 군사위원회 위원장은 예산 삭감계획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지출 축소'를 줄곧 주장해온 티파티 소속 의원들은 더 큰 규모의 국방 예산 삭감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