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속 96m 깊이에 있는 흙과 돌도 땅주인에게 소유권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법 제22민사단독 이지현 판사는 고속도로 공사 도중 자신의 땅속 수십m 아래에 있는 흙과 돌 등을 파내 임의로 처분했다며 여모(53)씨가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도로공사는 여씨에게 모두 3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7일 밝혔다.

이 판사는 판결문에서 "토지 소유권은 원칙적으로 토지의 위·아래에 미치는 것으로, 지하 수십m 아래에 있는 흙과 돌도 땅주인에게 소유권이 있다고 봐야 한다"면서 "원고가 지하 최고 96m의 흙과 돌을 채취해 사용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고, 공공에 제공되는 고속도로 공사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점 등을 고려해 피고의 손해배상액을 제한했다"고 밝혔다.

여씨는 중부내륙고속도로 공사를 하던 한국도로공사가 경북 성주군에 있는 자신의 임야 밑으로 터널을 뚫으면서 지하 22∼96m 깊이에 있던 흙과 돌을 파내 이를 가공, 고속도로 건설현장의 콘크리트용 조골재로 사용하자 1억20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