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남선전 매체 ‘우리민족끼리’ 홈페이지에 올라온 ‘김정일 부자(父子)‘ 비난 글을 국내 네티즌이 작성했다는 주장이 6일 제기됐다.

대북 단파라디오 ‘자유북한방송’이 5일 ‘우리민족끼리’ 홈페이지에 김정일 부자(父子)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글이 올라왔다고 전하자 네티즌들이 지난해 11월 국내 인터넷 사이트에서 이와 비슷한 시도를 했다는 사람의 글을 발견해낸 것이다.

보도에 나온 ‘김정일·김정은 비방글’이 ‘세로읽기 방식’으로 검열을 교묘히 피해갔다는 것이 근거다. 우리민족끼리에 올라와 논란이 된 글은 언뜻, 김정일·김정은을 찬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각 문장의 첫 글자만 따서 읽으면 “김정일 XX놈”, “김정은 X새끼”란 글이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네티즌들은 작년 11월23일 국내 인터넷 사이트 '디시인사이드'의 '연평도 북괴도발 갤러리(게시판)'에 '야 우리민족끼리 사이트 털면(사이버 테러하면) 안되냐??'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온 사실을 발견해냈다. 이 글은 쓴 사람은 "그거 검문해서 올리는 모양인데, 세로드립 치면 안되냐"면서 "나 세로드립 쳤는데 왠지 통과될 것 같다"고 밝혔다.

그가 말한 '세로드립'은 각 문장의 첫 글자를 세로로 읽으면 특정한 뜻이 나오게 하는 간단한 암호를 뜻한다. 이번에 알려진 김정일 부자 비난글과 같은 방식이다. '우리민족끼리' 홈페이지는 우리나라에서 접근이 차단된 상태지만. 이 네티즌은 다른 나라를 경유해 접속하는 방식으로 이 같은 글을 남겼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해당 글이 실린 사이트를 잇달아 방문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글에는 130여개가 넘는 댓글이 달린 상태다.

그러나 이 네티즌이 실제로 '우리민족끼리'에 글을 남겼는지 확실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자유북한방송'은 작년 12월에 '김정일 비방글'이 올라왔다고 전했는데, 이 네티즌이 글을 쓴 것은 11월이어서 시점이 맞지 않다는 것이다.

네티즌들은 '만약 글을 남긴 장본인이라면 북한에 암살당할 수 있으니 조심하시라', '그 글로 인해 북한사람이 총살당하면 어떻게 할 거냐'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북한 당국은 게시판 관리를 소홀히 한 책임을 물어 '우리민족끼리' 홈페이지 관계자들을 문책한 것으로 전해졌다.